헌금/이존형

헌금이란
이존형
하늘에 받은 감사의
예물로써 바쳐 드리는 것이지
세금 내듯이
집세를 내듯이
고정적으로 내는 게
아니지 않을까?
때에 따라선
지난달 보다 많은 액수도
또는 줄어든 액수일 수도
있을 수 있고
아예 바쳐 드리지 못할 일이
돌발적으로
생길 수 있는 게 사실이다.
나의 헌금생활을
뒤돌아보니
원만한 헌금생활을
유지해 온 것이 아니었다.
신혼 후 십 년 동안에는
정말 어렵게 살았기 때문에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쉽게 설명하자면
하늘 공금을 착취하는
생활에 연속적이었다.
수원으로 이사를 온 후부턴
늘 죄송스럽게 생각하든
십일조와 갖가지의 헌금들을
나의 생활에서 남은 돈,
헌 돈이 아닌
먼저 성별 해놓은
마음속에 새 돈으로
각종 헌금을 나름대로는
온 힘을 다했다.
착취했든 몫까지를
나뉘어서 꼬박꼬박 드렸다.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고향 집을 처분한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그것은 내 것이 아니고
부모님 것이었으니
부모님 이름으로 몽땅
하늘에 드렸다.
하늘 앞에 예물을 드린다는 것에
맛을 드리다 보면
중독성이 있다는 것도 느꼈다.
살아가는 재미를 느꼈고
교회에 가는 주일이 기다려지기도
식구님들이 그리워지기도 했었다.
하늘 앞에 예물을 드리는 것은
하늘과 나와의 관계이지
나를 돋보이거나
자랑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수원교회엔
성전입구에 모든
식구님들의
헌금봉투가 진열되어
누구나
타인의 헌금 봉투를
열람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 관심은 무관심이다.
남의 헌금 생활을
들여다볼 필요가
전혀 없는 것 아닌가?
얼마 전에
타지방 교회에
연로하신 지인이
이젠 늙어서 헌금도 못하니
교회에 나가보아도
사람대접도 안 해주고
나가기가 싫어진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그것은 아니지라고
다독여 주었지만
어쩌면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을
가지게 할 수도 있는 것이
요즘 세대들의 신앙생활인지도
모를 일이지만
헌금에는 액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 진다.
행여 헌금생활 때문에
식구님들께서 상처받는 일이
생기지 않는
그런 정말로
신명 나서 너도나도
즐거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생명의 꽃을 활짝 피워가는
그런 교회가 되어주길
간절히 바라면서
헌금에는
맑은 정신과 깨끗한
예물을 드린다는 것이 중점이지
보따리의 크고 작음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 시간에 강조해 본다.
20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