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습작1
기다림
청산 /임흥윤
2023. 5. 31. 20:12

기다림
임흥윤
가장 소중한 시간에
시계추도 정지된 고요가
소리 없이 속삭인 말
비밀이 있다면 가슴속 깊숙이
숨기지도 말고 빛 속에 내 뱉어봐
빛이 간직한 비밀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
어는 누가 들어도
들리지 않고 보아도 보이지 않는
비밀이니까
그래서
빛이 품은 달그림자는
하소연도 못하는
우수에 젖은 서글픔일 거야
하늘의 음성은 빛 속에 있기에
땅의 언어로 말하고 싶었다
사랑은 고결하고 아름답다고
그러면 내가 가지고 있는 사랑이
고결하고 아름다운가
껍질만 보고
속 내용을 모르면 누구에게 든
이러쿵저러쿵 비판하지 말자
고요함에 젖은 우수
기다림 또한 그러하리라
들풀 꽃송이에 벌레가 숨어 있듯
사랑 속에
기증스러움이 숨어 있을 수도
그 사랑 앞에 다가설 때
드러나지 않는 선행의 손길일 때
얼마나 멋진 아름다운가
긴 긴
기다림 만큼이나
하늘이 바라는 시꽃(출판)으로 피여 났으면
좋겠다
2023.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