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천상례시인님방

엄마의 목소리

청산 /임흥윤 2023. 7. 9. 21:33



엄마의 목소리
           천상례

수화기  속으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는
힘차기만 하셨는데 어느덧
하얗게 피오르다 사라지는 연기처럼
가쁜 숨소리는 크지고 목소리는 작아지고 사라지는 메아리 같아라
,엄마 가스불  안 끄고 온 것 같은데 한번  봐줘요,

소진된 육신의 힘겨운 외로움과 쓸쓸함이 틈틈이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그런 엄마를 홀로 두고 외출이 짖아진다
,여기서 보니까 꺼졌네 ,
집에 함께 있을 땐 모르는 엄마의 목소리를 수화기 속으로 들어보면 부서져 가는 낙엽 같아라
세상 물정 아무것도 몰라도 오직 거짓말 안 하고
착하게만 살면  잘 살은 것이라는 믿음으로
하나뿐인  딸에게 인생  전부를 희생하셨던  삶
, 와 이렇게 늦었노,  큰 목소리로 꾸중하시던 그때의 목소리가 새삼 그리워지네
    (엄마의 외출  시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