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임흥윤 2023. 8. 20. 17:54



개망초
       천상례

엄마의  시간이
어느 덧 종착역에 다다라서
기적 소리  같은  숨소리도
여린 플잎으로 사그락대면
시원한 바람이
초록의 산을 넘어와
플 향기 한아름을
엄마의 창에 들여놓네

세월이 동지의  낯  시간으로
지나갈 줄 미리 알았더라면
길가에 흔한 개망초
한 다발 안겨 드릴 걸
하얀꽃 한 송이
옷섶에 달아드릴 걸
그러면 엄마는 딸에게
하얀 꽃시을 적어
목에 걸어 주셨을 텐데
세월은 어느  덧  지나가고
아직도 끊지  못한
엄마와 나의 탯줄 사랑
어떻게 끊어 내고 먼 길을 가실까
(바람의 아픔 시집에서 p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