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천상례시인님방
내 마음에 가을이
청산 /임흥윤
2023. 10. 17. 19:10

내 마음에 가을이
천상례
불편한 사람에게서 받은
전화의 내용을 되색임질하듯 꺼내어
예민한 신경을 가는 줄 위에 올리니
제자리를 잡지 못한 의문이 콩콩 뛰고 있다
복잡한 퍼즐 앞에 머리가 어지럽듯이
보이지 않는 속을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수수께끼만 가득하여라
마음도 의심도 죄가 된다는 하늘의 말씀
내 죄가 그물에 걸릴까 봐 생각이 조심스럽고 때를 기다리는 계절의 완성 처럼
숙성의 시간에 들어가는
항아리 속 포도주 처럼
오해가 없는 진실의 민낯을 가지기 위하여
사람도 사랑의 인내를 하여야 한다
의견의 대립이 생기는 강에는
깊고도 넓은 감정의 물이 흐르고 있기에 본연의 마음 색이 보일 바다로 가기 위하여 사랑과 수양의 공부를 착실히 하리
내 마음에 신선한 가을이 푸르게 들어오니 불편하여던 전화도 편한히 기다려 보네
(엄마의 외출 시집에서 p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