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 시집문고
전설의 가을밤/이존형
청산 /임흥윤
2023. 11. 7. 18:38

떠나는 전설의 가을밤에
이 존형
알록달록 단풍잎처럼
그렇게도 아름답게 살고 싶었다
저물어가는
가을 끄트머리
겨울 마중물 맞은 촉촉한 낙엽들은
찰싹 달라붙어
삼보일배를 하는 듯
땅바닥을 헤맨다
떨어진다는 것이
너에 잘못은 아니다
단지 자연의 순환 법칙에
순종하였을 뿐이다
낙엽 뒹구는 산길엔
어둠이 깊어가고
별빛만이 계곡의
신음 소리와
다가오는 겨울의 발자국을 느낄 뿐이다
2023.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