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천상례시인님방
담장아래 들꽃을 위하여
청산 /임흥윤
2024. 2. 27. 17:44
담장 아래 들꽃을 위하여
천상례
작은 바람에도 귀를 세우는
겨울나무의 실가지에
남녘의 사신이 봄소식을 가지고 오면
담장 아래 들꽃은
겨울 강을 미리 건너와
햇살과 속삭이며 놀고있다
다 헤진 옷이 부끄럽던 사춘기
뼛속 깊이 가난하던 시절
어머니의 사랑에 언 가슴 녹고
어머니의 호미질에
봄 내음 가득하다
등불처럼 봄을 밝히는
담장 아래 작은 들꽃을 위하여
낮은 자세로 인사를 한다
추위를 이겨내고
여기까지 와 줘
고맙다는 말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