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 시집문고

어머니의 가마솥

청산 /임흥윤 2024. 4. 2. 05:57



어머니의 가마솥
                     최영숙


시집올 때 혼수로 해온
예쁜 가마솥
그 가마솥은 온 가족의
건강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요술솥

늘 닦고 또 닦아
반들반들 윤이 났었지

밥을 푸고 나면 누룽지
한 뭉치 긁어 뭉쳐주시던
어머니사랑
고소하고 달짝지근했던
가마솥누룽지

여름날 밥 위에 호박잎 깔고
쪄주시던 개떡도
계란찜도
감자도
모두가 어머니의
사랑이었네

이젠 추억으로만
그 맛을 느끼면서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소쩍새 울던 시절
어머니는 밥솥에
수수모가지 쪄
우리들 간식으로
주셨던 내 어머니

다시 한번 그 시절 그리면서
어머니 불러봅니다.
어머니

2023.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