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적 수필 무전여행 2
2. 배벌미
목포 여객 터미널 매표소 앞에서
제일먼저 눈길가는 요금표
청소년은 50% 활인문구가 반갑다
꾸깃 꾸깃 가방 깊숙히 숨겨둔 피같은 비상금으로 배표를 구입
개선장군인양 당당하게 표를 보여주는 내가 멋진놈처럼 느껴진다
배에올라 갑판위에서 잠시 넓은 바다를 잠시구경하다가
공기탁한 1층(3등실) 선실에 들어서
침상에 들어 누워 있는 승객들사이 비집고 누웠다
피로 누적에 얼마나 잤을까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 가려는데
앗!뿔싸
바닦에 여기저기 구토한 토사물에 발 디딜틈이없다
배멀미에 속이 울렁거려 참아온 구역질이 올라 온다
토사물에 구역질은 해도 빈속이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먹은게 있었다면 내도 선실바닥에 실례를 했을 것이다
조심 조심 토사물 피해 배에서 내려 육지에 발을 내딛는데도
배안에서처럼 몸이 흔들 흔들 흔들거리며 어지러워 긴 호흡을 몆번하고
새벽 재주도 해변 모래사장으로 달려가 벌렁 누어 있으니 살것 같다
철석 철석 파도소리
세상 설음 다 품어안은 바다가 나 대신 울어주는 듯 하여
야호
야호
끄게 바다를 향해 외치니
답답함이
모래사장에 물무늬 꽃그림 그려놓는다
파도야 파도야
내 무전여행 소식 바람에실려 보내 줄터이니 곱게 곱게 다듬어
모래사장 모래톱에 내 기행도 담아주길 바라며
물에탄 미숫가루로 아침 허기진 배채우고
한라산을 향해 가는 길위에서 아아스케끼통을 맨
내 또래아이를 만 났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서로 나누다
돈이 궁한 내 이야기를 듣고는
집에갈 배 움임비용 부족하면 아이스케끼 장사를 하라고 귀뜸해준다
재주도 ***아이스케기공장에 오면 사장님한테
잘 소개 해줄거라고 말만 들어도 구세주 만난 듯 고맙다
관음사 코스로 무작정
한라산 백록담 을 향해 오르는 등산길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했다는 한라산을 오르다니
대견한 놈
멋진놈이라고 힘들어도 참아야한다고 나를 위로 해본다
땀을 뻘뻘 흘리며 용진각에 도착
용진각에서 하룻밤 신세지고
다음날 아침일찍 일어나 백록담에 발을 씻었다
하산길에서는
아침도 굶어 탈진 상태인 우리가 불쌍해 보였는지
뒤따라오던 등산객 형님들이
점심을 함께 먹자하여 염치 불구하고 점심도 엊어 먹으니 살것만 같다
발에 물집이 생겨 절룩 거리며
울면서 기여 내려오는 나를 부측도 해 주었다
죽으란 법은 없는 가보다
멀리 서귀포 시내가 눈에 들어온다
후유! 살았다
야호
야호
목청껏 있는 힘을 다해 배에 힘을 주고 외처본다
민박집에 들어가
하릇밤 잘수 없냐하니 군말없이 방을 하나 선듯 아무 말없이 내어준다
감사 합니다
꾸벅 인사하고는 곧바로 방에 들어가자마자 쓰러져 단잠에 푹 빠졌다
아침에 일어니 배속에서 배고프다고 꼬르륵 신호를 보낸다
그때 민박집 아저씨가 아침밥을 함께 먹자고 아침밥을 권한다
허겁지겁 밥그릇 다 비우고
고맙다고 안사하고 민박집을 나서려는데
밥값하고 숙박비를 지불하라한다
부산갈 배 운임비 밖에 없는데
빈박집 주인 들릴 듯 말듯 혼자 말로 얼머 부리니
어이없다는 표정 못본척하고 고개 숙인 체
싹싹 봐달라 두손빌며 소개숙인 고개 들지 못하고 있는 우리를 바라보던 주인 아져씨
가방안에 뭐가 있는지 다 끄집어 내보란다
가방안에는 접이우산과 쌀3되 ,미숫가루 ,필기구 노트와 볼펜이 전부인 것을 보고
쌀 3되 를 빼앗듯 챙긴다
사정 사정 쌀 한되 반이라도 줄수 없냐고 통 사정 하니
별놈 다 보겠다며
쌀 반절넘게 (2되)도로 내어 준다
고맙다 인사 하고 부끄럽고 챙피해서 총총걸음
서귀포 연안여객 터미널로 향했다
매포소에서 부산행 요금표를 보니 아뿔싸 청소년 50% 활인 문구가 안보여 창구 직원에게 활인좀 해줄수 없냐고 구걸하다싶이 말했지만
국가에서 운영하는게아니라서 활인이 안된다며 사정 사정 해도 어림없다
고개를 푹 숙이고 긴한숨을 쉬며 의자에 앉아 아시스케키장사하러 다시 재주도로 갈 걱정을 태산같이 하고있는데
여대생 둘이 다가와 어깨를 두드린다
(내가 엿들려고 들으게아나라 우연히 창구옆지나다가 학생이 반값으로 활인 해달라는 소리 들었어 오해는 하지마
학생? 배표 살돈이 부족 한거야!)
얼굴도 들지 못하고 고개 숙인체 고개만 끄덕이니
(걱정하지마
부족한 운임은 우리가 보충해 줄께 배는 5시에 출항하니까
여기서 만나자)
아니
내가 잘못 들었나
고개를 들어 여대생 누나 얼굴을 처자보니 천사처럼 예쁘기도하다
(정말요) 수심 깊게 드리운 어둔 그림자는 사라지고
금새 환한 얼굴에 휴! 이제 살았다 안도감이든다
배출항은 오후 5시라서 출항까지 주변에있는 정방폭포와 천지연 폭포를 구경하러
여객 터미널을 벗어나 경쾌한 벌걸음으로 휘파람까지 불며 천지연 폭포로 향했다
시원하게 물거품 일며 쏟아지는 폭포 물줄기를 보는데도
마음은 여대생 누나들이 여객 터미널에 안오면 어쩌나
불안함에 서둘러 여객 터미널 대합실로 돌아와 한군데서 기다리지 못하고
초조함에 이리저리 갔다 하는데 터미널로 들어오는 여대생 누나들
어찌나 반가운지 내 생에 이렇게 밝은 미소는 난생 처음인 듯
해맑은 환한 미소로 너무 좋아하며 반겨하는 우리에게 여대생 누나들이 다가오며 웃는 얼굴로 손까지 흔들어 준다
휴! 이젠 우리는 살았다는 안도감에
매표소에서 누나들이 건내준 3등선실표를 검어쥔 나는 싱글벙글
(서울 집주소 알려 주신다면 무전여행 마치고 집에가면 꼭 값아 드릴께요)
내말을 듯는둥 마는둥 웃기만 하는 여대생 누나들이 천사가 아니면 누가 천사랴
( 누나들은 저희 은인이예요
이 은혜는 평생 잊지 못할거예요) 배위에 올라와
배 간판에서 석양에 물들어 오는 바다를 바라보며 한참 누나들과 담소를 나누는데 위험하니 선실로 들어가가는 선원의 말을 거역 할수없어
아쉬움 뒤로하고 창희와 나는 3등 선실로 여대생 누나들은 2등선실로
아침에 갑판위에서 만나기로하고 해여졌다
파도가 잔잔해서 일까
배멀리를 걱정 했는데 면역이 생겨서일까 간밤에 배멀리을 안해서 다행이였다
배멀미로 선실 바닥에 토하는 사람은 없었다 화장실은 변기에 토사물이 있었지만....
아침일찍 일어나자 마자 선실밖으로 나왔다
신선한 바다바람 상쾌하게 기분전환 시켜줘 맑은 바다공기 깊게 들여 마시고
주위를 살펴보니 여대생 누님들이 먼져 나와있다
대학생 누나들과 파도를 보며 담소를 나누는데 가까이서 우리를 바라보는
귀티가 나는 미남 대학생 나를 손짖으로 오라한다
저 여대생들과 아는사이냐며 긍금해하는 눈치
아는 사이는 아니고 사실대로 여비가 부족한 저희에게 배운임비를 대어준 고마운 누나들이라고 솔직하게 나의 사정을 말하니 아침은 먹였냐 물어본다
안먹였다고 들어가는 목소리로 얼머 부리니 잘됬네 나도 아침 안 먹었다며 함께 식사하자며 따라오라 말하고
여대생들도 함께 식사하자고 권한다
여대생 누나들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사양을 한다
못이기는 척 나와 친구와 함께 뒤 따라 가며 대학생 누나들에게 오라고 손짓하니 안간다고
수신호를 보낸다
식당에 들어서니 부산 부두에 정박할 시간이 다되어 장사는 끝이 났단다
미남 대학생이 부산에 도착하면 아침도 먹고 차비에 보태쓰라며
이승만 대통령 초상화가 그려진 천환짜리 거금를 손에 주여준다
뚯밖의 일이라 감격한 나머지 어쩔줄 몰라 좋아하니 흐믓하게 웃으며 괸찮다며 등을 쓰담아 준다
서울명동에 살고 있으며 서울 대학생이라면서 서울에오면 연락하라며 전화 번호도 적어주고
편지도 하라면서 집주소도 적어준다
부산 부두에서 여대생 누나들은 다음 여행지인 경주 불국사로
서울대 다난다는 귀공자 형님은 서울 가는 열차를 타기위해 부산역으로
우리는
마산에있던 **모직 주식회사가 부산에 터를 잡고 건설중인**모직주식 회사 공사장에서 근무하는 회장 조카 김문곤 친구를 만나 하룻밤 신세지려고 동래구 온천장가는 뻐스를 탔다
온천장에 내려 온천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신세지려 했던 고향 친구를 길거리에서 미리 약속이나 한듯이
마주첬다
어제 첫 월급 타서 금강공원 구경 하러 나왔단다
우연 치고는 이런 우연이 다있을까
길거리에서 이렇게 만나다니......
고향 친구의 넉넉한 인심에 금강 공원에서는 난생처음 놀이기구도 타보는 호사도 누리고
달달한 수박도 먹고
해운대 해수욕장 모래사장도 거닐어보고.....회사 짖는 공사장 간이 숙소에서
여행지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를 나누며 친구와하릇밤 신세를 지고 경주로 향했다
(후기)
50여년이 훌적넘긴 반세기가 지난 무전 여행를 회고하며
어둔한 감성다독여 오뚜기 타법으로 한자 한자 더듬 더듬 좌판을 두드리니 감회가 새롭다
자신을 들여다 볼수없는 자들을 위하여
거울이 되여 주고 싶었던 푸른 꿈을 안고 견문을 넓히려
무전 여행 다녀와서는
무전여행때 입은 은혜는 잊지 않고 살자 다짐도 했건만
지나온 삶 되돌아 보면 가진것 없어 지인들에게 신세지고만 살아 왔으니
소외된 이웃이 있으면 다소곤히 다가가 마중물이되여 주자고 다짐도했건만
텅빈 출렁임 없는 고요한 노년의 삶인 듯 싶어도
무게중심 잃고
사막 한가운데 쓸어진 목마른 나무되어
깨달았다는 깨침은 하상의 그림자로 거울에 희여져가는 머리칼 비춰보며
조심스럽게 무거운 등짐 다시챙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