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꽃 3
임흥윤
푸른 잎 돋는 계절에
아름다운 말만 하고 싶어서
나의 아둔한 감정에 미소를 건네어 봅니다
나의 우주는 보잘것없는
자그마한 인적 드문 텃밭
서툰 호미질로 고랑을 내고
사랑의 꽃시를 뿌려봅니다
한 두 송이
시꽃 피여 낼 수 있다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원한에 분노와 저주가 싸여
상처받은 자들에게 조용히 다가가
허물이 보이면 허물을 덮어주는
위로의 향기 지닌 시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023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