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억에 호숫가에서
이 존형
잔잔한 수면에
조약돌 하나로 물수제비를 뜬다.
하나둘, 셋넷다섯여섯
주르륵 밀려가면서 둥둥 건너뛴다.
갈릴리바다 위를 걸으신 예수님의 발자취와
물수제비 뜨는 돌멩이는 무엇이 같은 원인일까요?
돌멩이는 생각이라는 것이 없는 돌일 뿐!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돌멩이
주저 않고 달려가니 물 위에서 뜰 수가 있고
예수님은 바다를 죄악 세상으로 여기지 않을까요?
주저 않고 당당하게 나아간다면
세상 무서울 것 없이 물 위가 아니라
절벽인들 뛰어내리지 못할까?
혈기왕성한 그 시절을 그리워해본들
잔잔한 호숫가에 일어나는 바람조차
막아낼 수 없는 두려움에 가득한 신세라
물수제비를 떠보니 둘도 못 가서
물에 빠지는 신세가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202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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