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 시집문고

나무처럼 /오신탁

청산 /임흥윤 2024. 3. 23. 21:23


.나무처럼
         오신탁

더우나 추우나 환경에 적응하며 꼿꼿이 서있는 나무가 부럽다.
아무도 없는 둘레길에 서있는 커다란 참나무를 붙들고 울었다.
인간으로 태어나 나무만도 못한 자신을 발견하니 한없는 부끄러움이 밀려와 고개를 들 수 가 없다.
후회와 미련들만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봄이 되면 싹을 띄우고 싶으나 기후변화로 변덕스런 날씨탓에 무언의 하소연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모두가 인간들의 욕심때문에 그렇다고 소리를 지르는것 같았다.
미안하다! 나도 이 세상이 싫다! 나도 나무로 태어나고 싶다고 응답해 주었다.
벌목되어 아름다운 가구가 된다면 영광이나 땔감이 될지라도 따뜻한 아궁이로 인해 주인의 등을 따뜻하게 해주었다는 그 하나만으로도 행복한 일생이었다고 하겠다.

인간세상에 정의와 불의를 구분 못하는 어지러운 세상이 되었다.
양심과 상식만 있어도 법이 필요없는 세상일텐데 안타깝게도 법으로 평정하는 세상이 되기까지 많은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다.
내가 나무라면 톱으로 베면 베이고 비가 오면 처량히 서서 흠뻑 젖으면 되고 겨울 찬바람이 불면 온 몸으로 감당해내는 나무를 보면서 많은것을 생각하게 하는 운동길이었다.
나무만도 못한 내가 아닌가란 생각에 삶의 가치도 더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예전의 나의 모습을 되찾고 싶다.
진정 자신을 사랑할때  남도 사랑할 수 있다고 배웠기에 잘 먹고 살을 찌우는 것도 있지만 내면의 나를 가다듬고 참된 나를 찾아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몸은 공적이라 한다면서 마음은 사적인 생각이 꽉 차있다면 이를 하나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투박하게 서 있는 수많은 나무들은 서로 다툼이 없다
가지를 뻗는 방향을 보면 안다
그런 나무를 보고 나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하찮은 땔감이 아니란 생각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202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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