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 시집문고

연분홍 진달래/오신탁

청산 /임흥윤 2024. 4. 3. 09:30



연분홍 진달래
             오신탁

들마다 산마다 연분홍의 진달래는 한마당 잔치를 벌이고 있다.
봄을 가득 들고 찾아온 진달래, 긴 겨울을 이겨낸 꽃이기에 더 반갑다
야산 어디를 가더라도 진달래의 환호성에 눈과 귀는 즐거움에 빠져든다.

강산에는 꽃동산이 너무 많아 일일이 지명을 거론하지 않아도 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연분홍의 화사한 풍경속에 빠져든다.

나의 고향에서는 진달래를 참꽃이라 했고 꽃잎을 먹었다
쌉쌀하고 밋밋한 맛이지만 심심한 입을 위로해 주는 참꽃이 그 시절에는 고마운 존재였다.
둘레길에 핀 꽃잎을 한잎 따다 먹어 보지만 황사로 인해 오염이 염려되어 그저 맛만본다.

진달래 보다 늦게 피는 철쭉은 꽃잎이 끈적끈적하며 독성이 있어 먹으면 안된다.
어릴때 어머니는 화전을 만들때면 진달래 꽃잎을 얹는것을 보았는데 순전히 맛보다 멋일것이다.
하얀 전병에 자수를 놓듯 곱게 장식했다.
전국의 산야를 물들이는 진달래 꽃엔 한국인의 정서가 서려있다.

꽃샘 추위속에 잎 보다 꽃을 먼저 피우는 부지런함이 돋보인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강인함에 꽃잎은 부드러워 외유내강의 기질이 느껴진다.
진달래가 흔한만큼 가요와 시도 많다
''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쫏던 '' 노래 불렀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절의 풋풋한 감성이 그립다.

호젖한 숲속을 걷고 싶다. 그 길을 걸으면 진달래 노래 불렀던 감성 속으로 빠져들것 같다
그 속에서 연분홍의 아름다운 추억속에 빠져 나를 만나고 싶다.
나와 이야기 하는 그 길을 걸어가고 싶다
연둣빛 봄빛에 물들어 보는 것도 이즈음 뿐이다.

가본적 있는 강화 고려산, 소백산 철쭉 군락지를 다시 찾지 않더라도 상상속에 나를 던져 놓고 마음껏 누리고 싶다.
지금이 그런때이다.
호젖한 둘레길에서 진달래 한송이를 만나 옛 추억속으로 어서 들어 가보고 싶다.

그곳에서 마음의 봄도 찾고 싶다
마음의 봄은 미움과 불신, 증오와 무관심을 사랑으로 대신할때 비로소 진정한 봄은 나의 마음 가운데 터전을 잡을 것이다.
그럴때 나와 자연은 하나가 되어 연분홍 진달래를 가슴에 내려놓고 진정한 봄을 누릴 것이다.

                          20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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