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분노의 강
불새: 이존형
박사님들의 말씀은
모두가 옳은 말씀일까
박사님들의 행동은
모든 게 바른 행동일까
요즈음 길거리 널린 게 박사라지
박사라도 밥그릇 따져가며
들락날락하지 않을 수 없지
가솔들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도
뒷골이 당기고 뻐근하여도
하늘에 눈치는 나중 일이고
하나 남은 염치는 쓰레기통으로
양심은 밥 말아먹은 지가
몇몇 해이든가
그 님이 계시지 않는 세상
팔자걸음 뒷짐지고
걸어간다면 누군가가 낚아주니
그곳이 영혼에 족쇄를 채운다 해도
죽고 난 다음 세계는 나중 일이라
똥 밭을 굴러도 이승이 좋다 하여
구겨지는 체면치레는 돼지 똥 구멍
어이 살 건 말건 간섭할 일 아니지만
해도 해도 너무 심한 장난이라
나도 당신들처럼 그런 박사는 아니어도
적어도 모모 박사들처럼
본심을 팔진 않는다
나는 캠핑박사 쓰레기치우는
박사라
적어도 뜻길 따라온 본심이 있다면
양심에 가책을 받진 말아야지
조용히 숨죽이면서
따라가는 뭇 어린 양들을 회유치 말라
그 죄를 어이 갚을까
세치 혓바닥 잘려나가
벙어리 냉가슴 앓이가
그리도 좋다면
어느 누가 말릴소냐
박사님들이
침 뱉어놓고 떠난
아름다운 분노의 강물 위에 서핑하는
쓰레기 뭉치들 청소하려고
옹골찬 한 척에 나룻배를 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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