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하나님 향유가 행복의 비결

청산 /임흥윤 2025. 3. 28. 09:34

조장호 미국 베일러대 조지트루엣신학교 교수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 중 미소짓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Copyright@국민일보

교부이자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340~430)는 서방 교회 신학의 토대를 닦은 인물이다. 인문 고전 반열에 오른 ‘고백록’ ‘신국론’ 등의 명저를 남긴 그는 수많은 지식인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와 수학자 블레즈 파스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와 자크 데리다 등이 대표적이다.

“하나님 향유가 행복의 비결… 어 선생이 말했죠”© Copyright@국민일보

동서고금의 위인이자 성인인 아우구스티누스를 ‘어 선생’이라고 부르며 그의 행복 철학을 어렵지 않게 풀어낸 책이 나왔다. ‘신국론’의 행복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조장호(53) 미국 베일러대 조지트루엣신학교 교수의 ‘오늘을 위한 아우구스티누스 인생 수업’(IVP)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원전과 그를 다룬 고대 저자의 저작물, 해외 석학의 책을 두루 인용하되 한국의 정서와 상황에 맞게 재해석한 게 이 책의 특징이다. 책 출간을 맞아 방한한 조 교수를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어 선생’ 호칭이 친근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영어식 표기인 어거스틴의 앞글자에 선생을 붙여 만든 표현입니다. 제 삶에 여러 유익을 준 아우구스티누스를 인생의 스승이자 사표로 삼고 싶다는 생각에 존경과 애정을 담아 만들었습니다.

여러 해에 걸쳐 책을 읽고 논문을 쓰면서 1600여년 전의 위인이자 지성인인 그분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다는 걸 알게 됐을 땐 일종의 동지의식도 느꼈습니다. 어 선생 역시 저처럼 예수를 따르고자 힘쓴 주님 안의 한 형제이자 신앙인, 목회자였던 것이죠.”

-고대 성인은 뭘 고민했을까요.

“현대인의 고민과 비슷합니다. 1600여년 전에도 교리 문제부터 횡령까지 교회 내 별별 문제가 다 있었습니다. 성욕으로 고민한 내용도 나오는데요. 당시는 성욕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금기였는데 주교의 자리에 오른 그가 자서전을 써 육욕을 채웠던 과거를 만천하에 드러냅니다. 예수 믿은 이후로도 성욕 절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용도 나오고요.”

-어 선생이 말하는 행복은 무엇입니까.

“한 마디로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그는 저서 ‘행복한 삶’에서 ‘선하면서도 영속적인 걸 가진 이가 행복하다’고 합니다. 사람의 욕구는 자신보다 못한 존재로 온전히 채워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최고선은 하나님이며, 곧 하나님을 향유하는 사람이 지극한 만족과 행복을 누린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다만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에서 행복을 찾으려 하면 갈증과 불안이 생깁니다. 만족을 주는 존재를 계속 찾아야 하니까요.”

-결국 세속적 욕망을 멀리하라는 걸까요.

“어 선생은 행복을 추구하는 행위 자체를 죄악시하지 않습니다. 금욕만 강조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본능적인 욕구를 추구하다가도 결국 참 행복인 하나님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세상과 소통하면서도 참 진리를 안내한다는 게 그분의 강점입니다.”

 

-불확실한 삶 가운데 철학에서 길을 찾고자 하는 현대인이 적잖습니다.

“어 선생 당시에도 비슷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410년 고트족이 침략해 3일간 로마를 점령하자 ‘곧 제국이 망한다’는 절망감이 로마 사회를 휩쓸었습니다. 이때 나온 책이 신국론입니다. 불안한 사회 속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그리스도 안에서만 참 행복의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알려주는 게 책의 요지입니다.

불안할 때일수록 인간은 확신을 추구합니다. 요즘 철학서를 비롯해 각종 고전을 펼치는 이들이 는 건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기 때문입니다. 고전에서 ‘검증된 길’을 찾으려 하는 거지요. 이런 면에서 어 선생은 우리에게 안도감을 줍니다. 하나님은 ‘자신을 찾는 인생의 순례자를 친히 행복의 길로 이끈다’고 하거든요.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 순례자는 결국 행복의 길을 찾는다는 의미입니다.”

-어 선생을 ‘인생 멘토’로 삼고자 하는 이들에게 전할 말씀은.

“‘인생의 선생’을 만난다는 게 참 쉽지 않습니다. 나이 들수록 더 그렇지요. 그렇지만 삶은 늘 처음 가는 길이기에 앞서 이를 경험하고 조언해줄 사람, 선생이 필요합니다. 이 책으로 참 행복으로 가는 징검다리인 어 선생에게 도움을 얻는 이들이 늘길 바랍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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