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
한강 소설
이제 당신에게 내가 흰 것을 줄게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은
오직 흰 것을 건넬게
더 이상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게
이 삶을 당신에게 건네어도 괜찮을지
p39
부패가 만연한 시대 분위기 속에서 혼자서 뇌물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료들에게 따돌림을 받으며 나중에는 린치까지 당한다 결국 모함에 빠져 직장에서 쫓겨난 뒤 혼자 돌아오는 방에서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아늑한 설산의 계곡과 봉우리들이 그의 시야를 가득 채운다 그 갈 수 없는 곳 얼어붙은 아버지 몸이 숨기진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얼음의 땅p57
그해 겨울 그녀는 남동생과 함께 6시간 동안 차에 실려 남쪽 바다로 내려갔다 어머니의 뼛가루가 담긴 유골함은 남공당에 혼은 멀리 바다가 보이는 작은 절에 모셨다
새벽마다 승려들이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며 독경을 할 것이라고 했다 석가가 태어난 날이면 연가등을 만들어 어머니를 위해 밝힐것이라 했
다 그 빛과 소리를 가까이 어머니의 재는 돌로 된 서랍 속에서 변함없이 고요 할 것이다 p65
2025년 4월 10일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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