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팀목
임흥윤
비에 젖은 삭갱이
살짝 건드려도 부서지겠지
침대에서 일어설 수도
혼자서는
모로 누워 있을 수도
당굴
뒹굴
노년의 내 꼬락서니입니다
감성도 깡 말라
숨 쉬고 있다는 게 기적입니다
둥글게 살아온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텅 빈 공허입니다
나의 버팀목 작대기
모양만 번지르~르
힘없는 삭갱이입니다
마지막 인사는 애절해도 조용한 침묵
웃었던 일도
슬퍼했던 일도 가물가물한 의식 속으로
사라져 갑니다
표정은 굳어 갑니다
피의 흐름도 멈추나 봅니다
안녕 이라는 인사는 흐르는 눈물로
대신하고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이게 나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나의 마지막 임종 길
마누라님이 지켜 줄 수 만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2023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