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속
천상례
봄은 꽃을 피워 놓고
확실히 봄이지 않는 우리를 불러내어
다시 한번 가슴 뛰게 만들고 있네요
육신의 청춘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생각과 마음의 나이가 더 아름답고 싶어요
김한규 시인의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 "이란 시가 생각 나네요
그것은 끝 없는 내 안에 담금질
꽃은 질 때가 더 아름답다는
순종의 미처럼
곧 떨어질 듯 아름다운 자태를 놓지 않는 노을은
구름에 몸을 살짝 숨겼을 때 더 아름다워
비내리는 날에도 한번도
구름을 탓하는 법이 없다
우아하게 나이 든다는 것
그것은 끝없이 내 안의 샘물을 길어 올려
우리의 갈라진 손마디에 수분이 되어주는 일
빈 두레박은 소리 나지 않게 내려
내 안의 꿈틀거리는 불씨를
조용히 피워내는 불쏘시개가 되는 일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욕망의 가시를
피를 토하는 아픔으로 잘라내는 일
혈관의 동파에도 안으로 조용히 수습하여
갈라진 우리들의 마른 강물에
봄비가 되어 주는 일
그리하여 너 혹은 나의 처진 어깨를 펴 주고
가끔은 나를 버려 우리를 사랑하는 일이다
추하지 않게 주름을 보태어 가는 일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낸 날들이
다만 슬펐을 뿐.
정말 아름답게 나이들고 싶어요
당신이 사다준 약이 효과가 있나봐요
가슴 깊은 곳에서 나던 기침이 조금
좋아진 것 같으네요
내가 약사러 갔으면 고지식하게
꼭 생각한 약을 사 왔을텐데
당신은 약사가 권해준 약을 사다 주네요
훨씬 좋아지는 느낌
오늘밤은 편히 잘 것 같으네요
고마워요
고마움의 마음을 표시하려고
음악을 보내 드리니 들어 주세요
그런데 소리가 너무커서
볼륨을 낮추어서 들어 주시기 바랄게요
"사랑하는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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