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덕산에서 얻은 교훈
원계 여국동
김천산수원애국회 정기산행 일이 23년 5월 20일이다. 아침 일찍 김천시 중앙보건지소를 출발하여 김천시 대덕면에 있는 대덕산을 향해 출발했다. 일차 도착지가 덕산재이다. 일곱 명 중 다섯 명은 중앙보건지소에서 두 부부는 부항면 의전마을에서 삼도봉터널을 통해 덕산재에 도착했다.
덕산재를 미리 와 있던 여통구·신경순 부부가 우리를 맞이했다. 덕산마을을 통해 재를 가는 길은 왕복 4차선으로 잘 닦여져 있고 고갯마루에는 ‘백두대간 덕산재’라는 큰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또 한편에는 ‘정감록이 예언한 열 곳의 피난처 십승지 무풍’ ‘반딧불이와 함께! 자연이 좋다! 무주군’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대덕산은 남서쪽의 삼봉산(1,254m) 덕유산(1,614m) 북쪽의 민주지산(1,242m) 등과 함께 높이 솟아 있는 산으로 영호남의 분수령이며 많은 덕을 품고 있는 산으로 거대한 봉황이 날아가는 형상이다. 지금까지 이 산에서 기를 받고 뜻을 이루지 못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라는 글귀가 정상 대덕산 표지석 뒤에 새겨져 있다.
9시에 출발한 우리 일행은 10시 5분에 덕산재에 도착했다. 잠시 인사를 하고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입구를 알리는 ‘대덕산 3.5km’ 안내표가 일행을 대덕산로 안내한다. 흔적을 남기기 위해 ‘김천산수원산악회’ 리본을 나뭇가지에 달았다.
작은 봉우리 두 개를 넘고 정상으로 가는 네 번째 큰 봉우리 중턱에 있는 ‘얼음폭포 30m’와 ‘대덕산 정상’ 팻말이 우리를 맞이한다.
얼음폭포는 협곡의 작은 골짜기로 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린다. 간단한 사진과 함께 손과 얼굴을 씻어 자연과 교감하였다.
잠시 더 오르니
‘얼음골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는 길손이시여
사랑하나 풀어 던진 약수터에는 바람으로 일렁이는
그대 넋두리가 한 가닥 그리움으로 솟아나고….
우리는 한 모금의 샘물에서
우리를 구원함이 산임을 인식합니다.
우리는 한 모금의 샘물에서
여유로운 벗이 산임을 인식합니다.
대덕산 얼음골 약수터를 사랑하는 사람들’
이란 간판이 샘을 안내한다.
이곳은 낙동강 지류인 감천의 원류이다. 이 샘물이 흘러 흘러 감천이 되고 낙동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샘에서 목을 축이고 감천의 원류임을 확인하였다.
산 중턱을 오르는데 큰 고사목이 비바람에 넘어져 머리를 숙여야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막고 누워있다. 뒤따르는 일행 중 대머리인 회원이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다. 잠시 손으로 지압하여 피를 멎게 했다.
고사목이 길을 막고 있다고 행정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아니다. 우리 일행이 나무를 치우고 가야 한다고 한바탕 입씨름하였다. 김천시청에 해야 하나 무주군청에 해야 하나 고민하게 되었다. 나중에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
오르는 길에 돌멩이와 나뭇가지를 치우고 갔다. 다른 산악인이 등산하다 불편하거나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통구·신경순 부부가 뒤에서 따라 올라오고 있다. 두 부부가 아침 일찍 집 앞에서 경운기 전복 사고를 발견하여 처리하고 왔다고 얘기한다. 뒤집힌 경운기가 바퀴가 하늘을 보고 돌아가고 있고 사고피해자는 머리와 이마 등 얼굴에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는 증언을 듣고 하루의 액운을 처리해 주었다는 위로를 했다. 119 구급대원에게 인계하고 등산길에 동참을 위해 출발했다고 한다.
일전에 두 부부는 트랙터 일을 하다 언덕에 추락하여 머리뼈 골절상을 입고 입원하여 봉합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남편이 운전했으나 늦게 발견되어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경운기 발동 소리만 듣고도 사고임을 알게 되었다.
12시 30분에 대덕산 정상에 도착했다. 고천문을 통해 우리의 소원을 빌고 기념사진을 남기고 맛있는 점심시간을 가졌다.
신경순 여사가 가지고 온 능이 반찬, 고춧잎 반찬, 이중원 아내가 해준 파전과 감자전 등 회원들이 해 온 것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하산길에 고사목을 지날 무렵 앞서가던 회원 네 명이 치우려고 노력하고 있었고, 밑뿌리가 아직 붙어 있어 처리되지 않는 모양이다. 그때 2시 52분에 내가 나무 위에 올라온몸으로 굴러 눌렀더니 두 동강이 났다. 그렇게 해서 길을 막고 있는 고사목을 처리하니 막힌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다.
박준호 회장은 돌부리에 걸려 앞으로 넘어질 뻔했고, 나는 발밑에서 나무토막이 굴러 엉덩방아를 찧었다.
3시 40분에 덕산재에 도착했다. 잠시 휴식하고 지례 읍소재지 고향산천식당에서 어탕국수를 먹고 산행 일정을 마무리했다.
맛있는 어탕을 집사람에게 사다 주니 따뜻한 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하루를 돌아보면 사건 사고의 연속이라는 느낌이 든다. 여통구·신경순 부부의 경운기 사고 처리, 고사목으로 인한 머리 박힘 사고 돌부리와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 등 많은 사고가 있었다.
오늘 내가 미래의 사고를 방지하는 것은 누군가의 불행을 미리 막아주는 일을 하는 것이고 오늘 내가 한 봉사가 다른 언제 어디서 도움을 받는다는 이치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