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청산/임흥윤
칼바람 해 집고 날으면서도
잠드는 비법을 배워야한다
어느 땐 난기류를 타고 히말리아 고지를
힘들지 않게 넘어설 수 있다고
몸무게를 줄이고 할딱이는 호흡까지 줄여가며 철새는
인도로 향한다
삶은 여행이 아니다
즐기면서 가라지만 목적이 분명한 뜻을 향한 사투다
땀 흐린 열정이 헛되지 않도록
선의 중심 좌표 바로 세워
뜻의 방향성은 절대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드높은 함성으로 결의도 해보지만
유혹의 손길 다가서면 이성을 잃고 나 아닌 또 다른 나를 보고
게으름과 입맛 추고는 변명하기 바쁘다
느린 걸음 이어도 칼끝 능선
상처 없이 넘는 달팽이 지혜 배우고 있다고......
고공을 날으며 애리 한 눈으로
순간도 놓치지 않는 매의 숨긴 발톱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위험에 처해 있을 때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고
부리와 발톱 가질 수 없는 지렁이에게는 권유하지 말라
그 요구는 실망과 좌절케 하는 선물이니
귀담아듣지 않는다고 또한 나무라지도 말라
물고기에게 물속에서만 산다고 책망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2016. 6. 5(2025년 4월1일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