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10. 18~ 19 심정문학 기행 (충남권)
이어진
1.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설레임이라 하지요.
소풍날을 기다리며 잠못이루던 어린시절 못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방에 넣을 물건을 챙기며 콧노래가 나옵니다. 아침에 일어 날 알람을 맞춰 놓고 잠자리에 누워도 쉽게 잠이 들지 못하는걸 보면, 아이나 어른이나 집떠나는 즐거움은 마찬가지라 하겠습니다. ~심정문학여행~
7시 30분 수원에서 이존형선생님과 오붓하게 출발 하는가 싶었는데, 아하~마이크를 놓고 안가져왔다니..
한 바퀴 되돌아 출발합니다. 원활한 소통 덕분에 일찍 천안에 도착했습니다만, 천안교회를 목전에 두고, 두 바퀴를 또 돌고 돌아서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는 이존형 선생님! 베스트 친구요, 베스트 드라이버 입니다.
반가운 얼굴을 만납니다. 송영섭회장님, 평해선생님 고종원교수님, 임흥윤부회장님 천상례시인님, 효담 시인님 여국동시인님과 조우합니다. 먼 객지도 아니련만 밖에서 만나는 지인이 이렇듯 반갑습니다. 잠시후 서울에서 출발한 문우를 태운 대형버스가 위용을 보입니다. 우~와~ 차량이 크기도 합니다. 서로가 반가운 인사로 웃음범벅입니다.
천안교회에서 당진 심훈 문학관으로 출발합니다. 김희임 부회장님의 여정 소개와 이길연교수님의 인삿말씀에 이어
전원 자기 소개로 이어집니다. 문난영, 박노회회장님께서도 오셨답니다. 이전에 말씀은 들었어도, 정작 앞 자리에 앉아 계시다니 황송합니다. 격조높은 우리 심정문학, 요란한 여타 관광객들에 비해 우리는 얼마나 고급스런 장면입니까!
사람이, 한 사람을 안다는것, 만난다는 것, 교류한다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고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걸, 방문객이라는 詩에서도 언급 합니다. 6~7~80여년 인생길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대면 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천로역정과 같은 뜻길 한 인격, 인품과 동행하며 함께 대화하고 식사를 나누는 것은 일생 일대에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좋은 풍경은 수없이 보고 또 봐도 좋지 않습니까!
명작은 줄거리를 다 알고 봐도 또 보게 되지 않습니까!
사람은 더 더욱 그런것 같습니다. 좋은 인품을 알고 나면,
흠모하게 되면, 닮고 싶고 따르고 싶고 영원히 함께하고 싶지 않습니까! 그러기에 허기진 인연의 뜨락을 채우기 위해 그사람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것 아니겠습니까!
독서는 책으로 보는 여행이라고 말합니다. 여행은 돌아 다니면서 보는 독서라고 말합니다. 평소에 책으로 보던 장면을 여행지에서 만나는 설레임을 말합니다. 여행지에서 보고 느낀 장면을 책에서 만날때 설레임입니다. 이 모두를
한마디로 인문여행 이라 하겠습니다. 선각의 자취처럼 우리 후대에 어떤 가르침을 남길 수 있을지 가늠합니다.
문난영회장님을 뵈었으니 바로 아랫동생 문혜영선생님을 소개해야 하겠습니다. 1948생으로 '어린날의 초상'이란 수필이 국정교과서에 실린 작품의 작가입니다. 학원에서 피천득선생님의 '수필'. '인연'과 함께 학생들을 지도한 내용입니다. 특히 문혜영선생님의 어린날에 초상이 각인된 것은 막내동생이 내모습과 오버랩되기 때문입니다.
2.
작품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북 원산이 고향인 작가는, 대학교수이신 아버님과 단아한 어머니와 1남4녀의 유복한 환경입니다. 6.25동란이 일어납니다. 1.4 후퇴때 원산에서 아버지가 체포당합니다. 공산당에 끌려가신것입니다. 어떤 고초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어머니는 자녀들을 데리고 남하 하십니다.
거제 포로 수용소의 참담함, 대전을 지나 원주에 정착하는 과정에 하나뿐인 아들을 잃습니다. 다들 힘든 세월이지만 어머니 홀로 딸 넷을 키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행으로 어머니께서 원주여고 선생님으로 재직하며 관사 한 칸방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른 문제도 많지만 아직 다섯살인 막내를 돌볼 사람이 없는게 문제입니다.
심심한 막내는 관사에 혼자 있다가 어머니가 수업하는 교실에 아무때나 불쑥 들어와서, ''심심해~ 배고파~ 놀아 줘~동생 하나만 낳아 줘~'' 이러고 다닙니다. 남들은 귀엽게 볼지 몰라도 어머니는 그때마다 당혹스럽습니다. 결국
어머니는 막내를 어린 나이에 입학시킵니다.
손꼽아 기다리던 소풍날입니다. 어머니께서 막내와 본인의 도시락을 한 곳에 싸주십니다. 그런데 학교에 가서 보니 소풍지가 학년마다 다릅니다. 결국 자기소풍을 접고 동생의 학부모 역할을 한, 그 소풍날, 아홉살 어린애가 감당하기엔 힘들던 그 날, 홀로 눈물 흘리던 그날이 이제는 얼마나 그리운지 모른다는 어린날의 초상입니다.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누군가와 담소를 나눈다는건 불현듯 다가오는 옛 정서를 나누고 싶은 기다림의 실행인가 합니다. 그의 여정과 행로가 꼭 내맘인양 같으면 신명으로 들뜬 어린아이가 됩니다. ''그래요~ 나도 그랬답니다~'! 어린날의 초상에서 등장하는 막내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내 어린날의 초상이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돌아 가라해도 갈 수 없는 지난 세월 속에서
유난히 그리움의 풍경이 있습니다. 다짐이 있습니다.
'그날이 오면' 에서 절규하듯이 심훈선생님, 만해선사 김좌진장군 그 시절 모두의 소망은 독립입니다. 우리는 각자가 소망하는 그날이 있고, 모두가 소원하는 그날이 있습니다. 심정문학 문우들의 공통 소망은 무엇입니까!
당진 필경사에서 다시 보고 배우고 감상하며 수덕사로 향합니다. 일정상 경내는 들어가지 못하고 오찬을 한후
홍성으로 갑니다. 동네에 신동으로 이름난 만해선사,
왕족따님과 일찍이 결혼한 후 우연히 들어간 백담사,
그길로 스님이 되었다는 만해선사는, 도보로 세계일주를 꿈꾸며 대처승과 불교유신론을 주창하셨습니다.
목숨을 담보로 내놓은 이름 석자, '한용운'. 기미 독립 선언서에서명 한 후, 후속조치가 이러했답니다. [붙잡혀갈 것이다. 대한독립을 위한 행위다. 일본에 목숨을 구걸하지 않겠다]는 각오입니다. 이해하고 보니 울컥합니다.
[첫째, 변호사를 대지 말 것]
[둘째, 사식(私食)을 취하지 말 것]
[셋째, 보석(保釋)을 요구하지 말 것]
3.
통일신라 말~고려초기에 만들어진 홍주읍성 탐방은
예정에 없던 여정입니다. 삼삼오오 사진을 찍고 포즈를 취하는 사이 날이 저물어갑니다. 여기서 문난영 박노희 회장님 일정상 작별합니다. ''우리 언제고 내고향 원산가는 버스에서 만납시다. 내가 기꺼이 기쁘게 안내하리다.''
네. 그날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회장님 부디 건강하세요!
보령에 도착해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어진이 숙소에서 송회장님을 모시고 기념식수를 했습니다. 적막하던 정자에 밝은 불이 켜지고 국화꽃이 피어나고 낭송이 울려퍼집니다. 시인묵객과 담소를 꿈꾸던 꿈에 시간이 펼쳐집니다. 정자의 작은 낭송회는 이 집 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될것입니다. 방문해주신 우리 심정문우님 참으로 고맙습니다🙏
인문여행의 참맛은 현장의 감동입니다. 평소 상식선에 더하여 해설가의 설명에서 새로운 일면을 배우는맛입니다. 그 지역의 먹거리와 담소입니다. 따뜻한 잠자리 입니다. 그리고 如誰同坐라~ 마땅한 동행과의 즐거움입니다. 그외 여러 불편이 있었음에도 좋은 시간으로 승화시키려는 우리 문우님의 내공을 멋진일정이라고 기록하겠습니다.
'데자뷰'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인데 처음 같지 않은 익숙함입니다. 청양가정교회 느낌이 그러했습니다. 안효범 목사님의 편안한 말씀이 귀에 익숙하고, 장로님 이장님의 노래와 연주솜씨가 친근감 100%입니다. 역시나 선량한 이국여인들의 찬양, 선물로 준비한 밤 포대, 살뜰히 준비한 점심, 선뜻 내어준 고구마밭, 모두가 사랑입니다.
삼강 행실에 해당하는 '의좋은 형제' 공원은, 개인적으로
가 봤지만, 이번 일정에는 동행하지 못했습니다. 예산이 고향이신 이성만 이사장님 함자 그대로, 실제로 살았던 이성만형제의 이야기입니다. 점점 사라져가는 우애의 표본
우리 일정의 마지막 사진촬영지입니다. 여국동시인께서
우리문학인을 묶어서 의형제라고 하셨는데 동의합니다.
**행사에 주관, 시종으로 염려하신 이길연교수님,
실사와 시뮬레이션으로 고생하신 김희임부회장님,
현장에서 늘 발로 뛰는 최홍길선생님, 직접 김치를 담가 오신 고종우 수석부회장님, 개인차로 따라 다니면서
홍성에서 문난영회장님부부를 모셔다드리고, 송회장님
모셔다 드리느라 고생하신 최영숙 최은이 자매시인님,!
이 만남이 아니었으면, 존경하는 고종원교수님을 언제 뵈오며, 효담님 익산선생님의 재담을 언제 또 들을 수 있으며, 이화재시인님 평해 시인님의 음색을 어찌 알았으며, 최우상문선생님 제자인 김희창수필가가 일가 손녀인줄 어찌 알았으며, 임흥윤부회장님을 향한 천상례시인님의 순수와 자애로움을 어찌 알았으며, 단호 호방한 정난호시인님. 도덕선생님같은 손윤숙 시인님, 배꽃같은 주송월시인님, 꽃사슴같은 최영례선생님, 소녀~소녀스런 남궁선님과 언제 숙식을 할 수 있겠습니까!
물품과 비용으로 찬조해주신 여러 문우님, 합심으로 만들어주신 덕분에 이번 충청권 문학기행을 순조롭게 마무리 했다고 봅니다. 허양회장님, 이의규선생님, 김동근선생님, 이홍규시인님, 여타 사정으로 못오신 문우님들, 다음에 반갑게 뵙기를 바랍니다. 나날이 빠른 세월입니다. 기회 되는대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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