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 시집문고

우리 할머니/서한구

청산 /임흥윤 2023. 5. 13. 08:45



우리 할머니
             서한구

우리 할머니는
숨어서 빛나는  봄 볕

아침마다  앞마당
작은 풀들과 싸우며
마음을 닦는다

할머니는 이름을 버렸다
그냥  묵묵하고
언제나 부드러운
순하디 순한 작약꽃

그 꽃이 질 때
노을이  질 때
고요하고 고요할 때
가셨는데
할머니 이름을 모른다

작약꽃 피면 돌아올까
주머니 용돈도
떨어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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