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 시집문고

늙은 호박

청산 /임흥윤 2023. 5. 26. 22:16



늙은 호박
           최영숙

새색시 시절 풋풋했던
싱그러운 자태

오뉴월 땡볕에 빛이
무르익고

뱃속에 수많은 아기씨들
잉태하여
영양소 다 빨리고도
기쁨으로 끌어안으니

누우런 황금빛
도포를 걸치고
가을볕  찬바람
온몸으로 견디어

아기씨들  내년봄
춘삼월에 싹 틔우고 열매
맺을까

누렇게 늙은 호박덩이
황금빛 인생
한세월 아름다이
생을 바치니

건강과 행복이
주렁주렁 열매로
맺는구나
2023.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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