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순
일본에 경남도민회라는 모임이 있다. 재일교포 중 경상남도가 고향인 사람들의 모임이다. 올해로 44년째라고 한다.
예전에는 교포사회에 한국의 8개도의 도민회가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없어지고 경남도민회가 그 맥을 잇고 있다고 했다.
나는 몇 년 전에 회원이 되어 올해 처음 고국방문 투어에 참가했다. 내 고향 하동에서 식수회를 한다 해서 꼭 참가하고 싶었다. 올해는 일본 전국에서 250명이 참가했다. 코로나 팬더믹의 영향으로 참가 인원이 매우 줄었다고 했다. 첫날 모두 김해 공항에 모여 버스로 창원에 준비된 행사를 위해 호텔로 이동했다.
첫날 저녁 경남도지사님을 비롯한 경상남도에서 큰 환영 모임을 해 주었다.
둘째 날은 하동에서의 식수를 위해 일찍 이동했다. 올해 하동 세계엑스포가 있었기 때문에 겸사겸사 식수 지역이 내 고향 하동이 되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하동에서 영산홍 꽃나무와 차 나무를 2800그루 심었다. 버스가 고향집 가까이 갔을 때는 가슴이 설렜다. 조금만 더 가면 고향의 어머니가 계신데 단체로 와서 바로 달려갈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둘째 날 저녁에는 숙소인 부산으로 이동을 했다. 부산 부시장님과 현직 국회의원이 오셔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셋째 날은 거제도의 김영삼 대통령 생가 방문과 통영에서 케이블카를 타며 바다 경치를 구경하는 일정이었다.
이날은 새벽부터 비가 많이 내려 통영 코스는 취소되고 거제도의 명물 싱싱 게장을 먹고 신선한 건어물을 일본 선물로 사 오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 함께한 250명의 도민회의 연령은
60대 70대 80대 선배님들이 주를 이루었다. 각 지역에서 민단이나 조총련, 한인회의 간부로 계신 분이 많았다. 교포 2세는 물론이고 3세도 한글을 잘하는 분이 많았고 진한 조국애를 가지고 있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44년간 이 모임에서는 약 40만 그루를 식수했고 뿐만 아니라 1980년대의 힘겨웠던 고국의 희망, 새싹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몇천억 원을 해 왔다고 한다.
타국에서 민족차별, 인권보장도 제대로 못 받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고국을 그리는 마음, 고국의 발전을 도와온 해외교포들의 감동적인 사랑을 느꼈다. 늦게나마 이번에 이런 활동을 알고 용기를 내어 동참하게 되어 좋았고 앞으로 매년 참가해서 젊은 사람이 줄어드는 이 모임을 이어 통일이 되면 이분들을 모시고 북한에 식수를 하러 가고 싶다는 새 꿈을 꾸며 일본으로 돌아왔다.
(제440회 제일 , 재경, 제부 도민회(경상남도) 향토 기념식수
모임 다녀와서 /2023년 5월 11일~13일)
2023.5월 정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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