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2

작가 수업 첫 물음/천양희 지음

청산 /임흥윤 2023. 6. 10. 18:14


잘 쓰인 폐지는 무지 무지하게 힘이 든다는 말을 나는 이런 대목에서 뼈아프게 느낀다 분명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 세계처럼 벽돌이 경고한 것이 아니라 경고한 벽돌처럼 세계는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p10

누가 나에게 시를 어떻게 쓰느냐고 묻는다면 한 단어 한 문장이 한 번에 획 밀고 들어와서 내 영혼을 깨우칠 때 미친 듯이 집중해서 쓰게 된다고 대답한다
또 누가 왜 시를 쓰냐고 물으면 나를 벗어나고 싶어서 내가 아니기 위해서 그냥 시가 좋아서 쓴다고 대답하기도 한다
그래다 보면 시가 나를 살리게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p11

시에 나이가 없듯이 그 시간 없는 소멸되지 않고 첫은 언제나 처음으로 살아 있다......
시가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죄 없는 일이 되고 시인이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죄 없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 나는 아직도 내 삶이 처음으로 시 같아지기를 바란다
결국 시인인 나는 한 편의 진정한 시에 이르기
위해 사는 것이다p13

책은 부모님과 선생님을 다음으로 나를 키워주었다
책을 열심히 읽었던 탓인지 작문 시간에 발표한 글이 교재도 실리고 선생님의 칭찬을 좀 받을 수 있었다
그 칭찬이 내가 시를 쓰게 된  첫 동기가 되었을 것이다
가장 힘 있는 격려는 칭찬이었다p16

시안이 되기전 시 공부할 때 내가 나 자신한테 다짐한 두 가지 말이 있다
하나는 그대는 삶을 사랑하는 가 그렇다면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
시간은 삶을 만드는 재료이니까.....
누가 나더러 시가 밥을 먹여 주냐고 하면 나는 단호하게 시는 정신의 밥이라고 말한다.....
시는 정신의 지문이며 시 정신은 공들이기 라는 것을 안 것도 그때였고
어렵기 때문에 해볼 만한 것이라는 시에 대한 도전 정신을 기른 것도 그때였다p20

눈 밑에 봄이 와 있듯이  고통 속에서도 이미 기쁨이 와 있다고 믿고 이겨내는 것 그것이 참 인간의 길이며 시인의 길이라 생각하면서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었다p24

시가 언어로 짓는 사원이라면 어머니는 내 영혼으로 짓는 절이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그리움 앞에서 무릎을 꿇게 된다
시인은 시를 천적으로 삼지만 시에는 왕도가 없고 시의 자리에는 임자가 없다
시의  자리는 시를 잘 쓰는 사람의 자리다p32

낙타는 멀고도 막막한 사막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다른 짐승들처럼 울부 지치도  않고 뛰는 법도 없이 오직 앞만 보고 걸어갈 뿐이다
가다가 오아시스를 만나면 물을 마시고 오아시스가 없으면 없는 대로 견딘다p40

하루살이 도 하루를 살다 죽지만 하루살이가 되기 위해 스무 번도 더 넘게 허물을 벗는다 하고 하니까 가볍지만은 않을 거야
그렇지만 하루가 하루살이의 일생이긴 하지만 몇 십년보다 어떻게 더 무겁겠어
재도 무척 가벼울 거야 불탄뒤에 모든 것은 가벼울 테지
사랑도 불타고 난 뒤에는 가벼울까 과연 아니야 상처는 지독히  무거운 것이지p45

사하라 사막의 개미도 혼자 먹이 찾기에 나선다고 한다 거리는 개미집에서 200m 정도다
사막의 모래 위을 해매다 먹잇감을 찾은 개미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방향을 잡고
온 길을 계산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집을 찾아간다고 하니 낯선 자전을 시작하는 것처럼 놀랍다
시도 결국 나에게로 돌아오는 나의 귀향 일 것이다p55

글쓰기에는 특별한 전 수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찟어 버리는 (지워버리는 )기본 방법이 있을 뿐이다p55

자기가 좋아하는 일생을 살아갈 수 있을 때 자신이 성취한 일에 만족하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때 성공한 인생이라 생각한다p64

계속 써라 뭔가 멋진 것을 찾을 때까지

세상과 자아의 단단한 껍질을 깨는 것으로부터 시의 길도 자유롭게 열리게 된다고 생각한다 ....
물은 반복하듯 흘러도 자신이 이미지를 비운다
비우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이것이 물의 미래다 ......
자연이 위대한 것은 그 속에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
그 생명을 받아 쓰는 것이 시이고 시인인데 나는 자연에게 아무것도 줄 것이 없어서 헌 사를 받치는 심정으로 (자연을 위한 헌사)를 썼다p71

신이 거쳐야 할 정신의 단계

시는 변화의 변모를 거쳐서 자신만의 개성 있는 독특한 세계를 가지려면 수행자가 구도를 위해 한곳에 머물지 않듯이
정신은 늘 떠놀이가 되여하고 나그네가 되어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야 한다p73

한 편의 시를 이야기 위해선 우선 많이 읽어야 하고 읽고 느낄 수 있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 편의 시를 완성하려면 우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고 많이 찟어버려야 한다 이것이  시 창작의 기본 방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p78

시을 많이 읽고 느끼고 이해하게 되면 시가 좋아지고 시에 대한 안목이 생기게 된다
어떤 시가 좋은지 아닌지를 알게 되어 공감도 하고 감동도 하게 되는 것이다p79

시를 읽고 자란 아이들이 어린이 되여서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지닌다고 한다p81

야생초처럼 변화하라

기온의 변화와 지형의 변화가 심한 곳에서 야생초가 많이 자란다
그런 곳에서는 야생초들이 단련를 많이 받기 때문에 그만큼 약화도 뛰어나다고 한다...
나 자신부터 변화해야 할 것 같다
진정한 변화는 눈에 잘 띄지 않고 잘 보이지 않는 깊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인이 시로써 표현하는 것은 떠도는 시인의 정신 속에 축적된 경험 일 것이다.p90


시창작은 진주 조개가 지독한 고통 속에서 진주를 만드는 일과 같고 우주의 비밀을 드러내는 개화 과정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시를 쓸 때는 마치 진드기가 나뭇잎에  머리를 박고 몰두하듯이 올입하는 강력한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집중력 상상력 체험은 창작의 중요한 힘이다p96

나무의 몸속에는  떨켜가 있다 떨켜는   낙엽이 질 무렵 잎꼬대기가 가지와 붙은 곳에 생기는 특수한 세포층이다
수분을 통하지 못하게 하고 그 부분에서 입이 떨어지며 입이 떨어진 자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나무에는 또 불음켜라는 것이 있어
매년 성장하면서 길게는 수천 년을 산다
잠을 자는 나무의 몸 안에는 얼음  세포라는 것이있다
말 그대로 얼음물이다 얼음들 사이에 끼어서 세포들은 잠을 잔다
이 얼음물이 단열 효과를 일으켜 세포들이 얼어 죽지 않는다
얼음물은 세포들보다 수천 배 크다
봄이 오면 천천히 얼음물이 플리고 봄 눈뜨기 시작하는 세포들에게 부드럽게 스며들면 새 입이 피어난다p103

천 개의  시를 쓴 후에야 명시를 알게 된다

시를 쓰기에 너무 골몰하다 여윈 젊은 시인이 얼마나 되며 시쓰느라 골수에 사무치는 고통을 느낀 젊은 시인이 또 얼마나 될까.....
영혼의 맑은 샘이 마르지 않도록 마음밭에 잡초가 돋아나지 않도록 그렇게 살아야겠다p118

좋은 시란 무엇인가

진부한 것에 생명을 불어넣고 익숙한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것
그것이 시인의 창조적 정신이며 시의 발견이다
한편의 뛰어난 시는 단 한 줄로 된 현악기며 한  곡의 뛰어난 피아노 연주는 건반 의의 공기를 들어 올리는 소리다p121

첫  꽃을 피우려고 25년이나 땅속에서 기다리는 사막만년창풀같이
일 키로 그램의 꿀를 찾기에 560만 송이 꽃을 찾아가는벌같이
성충이 데려고 천일을 물속에서 견디며 스물 다섯 번 허물을 벗는 하루살이같이
얼음구멍을 찾는 돌고래 같이
하루에 70만 번씩 철서이는 파도 같이 재스스로를 부르며 울어야 한다p125

시의 바람 벽에 작은 구멍이라도 뚫어
가난한 이를 과 소통하게 해 주시라
그리면 나도 세상에 드러나 부끄럽지 않은 시인이 될 것이니......p126

시를 쓸 때는 자기가 표현하려는 대상에 가장 잘 들어맞는 적당한 한 가지 단어를 찾아내야 한다
아무 말을 적당히 갖다 붙이거나 이미 다른 사람이 써버린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독창적이고 계성 있는 시를 쓸 수 없게 된다
시인는 누구와도 닮지 말아야 하고 누구의 시를 흉내내 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시에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없는 것을 상상력으로 새롭게 만드는 것과 있는 사실을 외곡 시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p136

고래의 부패한 내장에서 용연향이 나오고 귤은 썩을 때 가장 강한 향기를 내며
풀은 베일 때 가장 강한 풀냄새를 풍긴다고 한다
그렇다면 시는 언제 가장 기막힌 절창을 낼 수 있을까
시의 완성은 7의 영감과 3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데 7의 영감도 3의 노력이 없이는 완성되지   않는다
3의 노력이란 공부를 말한다
공부란 마음 공부 자연 공부 책 공부 인생 공부 사랑 공부 등등이다
시야말로 가장 순수한
형태의 정신감응이다p137  

시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설득력 있는 외침 이여야 하기 때문이다......
시도 끊임없이 변화하지 않으면 썩고 영원히 없는 시는 죽기 마련이란 것이다
유창목은 상처를 취유 해 주는 나무라는 뜻으로 생명 나무라 한다는데
시인은 시로써 상처를 치유해 주는 시 생명 나무라고 하면 안 될까
앞으로도 나는 세상에서 시를 한 편씩 알아
낼 때마다 기뻐서 어린아이처럼 팔짝 팔짝 뛰어 보고 싶다p164

생물 중에서 사람만이 희망 없는 일을 반복하거나 고통이 반복되면 황폐해지거나 죽는다고 한다.......

사람에게만 고통이 따르는 것이 아니다
우선 1억 3000만 년 전에 처음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꽃도 한번 자신을 피우기에 그토록 오랜 시간을 견딘 것이다
오래 견딘 시간이 곧 꽃의 고통이다p168

순수하면서도 속이 꽉 찬 시
읽은 뒤에도 곱씹게 하는 시
읽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시
울림이 크고 깊은 시
오래 남는 시
여운이 여백을 메우는 시
가슴으로   받을수 있는  시들이
시단의 진수  성찬이 되었으면 좋겠다p175

나는 빛나기 위해 잘 살기 위해 시를 쓴다p184

시를 쓰는 것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며 세상을 향해 여는 창이다...... 시를 쓰면서 부록처럼 살지 않고 늘 본문처럼 살고 싶은 것이 시인들이다......
물배이의 눈에는 폭이 넓은 가루 막이 있어서 물의를 볼 때 쓰는 위쪽 눈과  물속을 볼 때 쓰는 아랫 쪽 눈이 때에 맞게 나뉜다
또 가마우지는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여 날아다닐 때는 원시를 만들고 물속에서 물고기를 잡을 때는 근시로 바뀐다고 한다 얼마나 놀라운 눈인가
시인들도 자신의 시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현미경 같은 눈과 멀리 있는 남의 시도 볼 수 있는 만원경 같은 눈을 가져야 할 것같다
물뱀이와 가마우지의  눈 같은........
시는 외모을 치장하는 악세사리도 아니며 과시형도 놀이감도 아니다
어느 선용의 대상은 더구나 아니다
시의 순정을 바치는 시인들에게 순정을 가정한 포즈는 제발 보여주지 말았으면한다
.........

사막 만년청풀이 단 두 장 뿐인 입을 천년에 이르는 생애 동안 해안에서 불어오는 수중기를 흡입하기에 제 잎을 갈기 갈기 찢으며 연명 하듯이 시인들도 어떤 시련이나 위기도 시의 개화를 위해 맞다뜨릴 것이다p201

너는 죽을 만큼 잘 살았느냐.....

고통을 바라볼 때는 우리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한다
고 말하고 있다
고통은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오랜 침묵 끝에 말하기 시작한 사람처럼 그래 존재가 있기 때문에 고통스럽고 몸이 추우니까 추은 것이지
이게 수고로운 인생 일까p209

나그네 세는 2 6일 만에 세계를 한 바퀴 도는 새 중에서 가장 빨리 나는 새다
너무나 빨리 날기 때문에 정처가 없다 그래서 이름까지도 나그네 새다
새중에서 가장 작은 세로 몸길이가 육센치 밖에 되지 않는 벌새는 공중에 정지한 듯한 모습으로 꿀벌을 빨아먹고 산다
그래서 다른 새들처럼 멀리 이 날지도 못한다 그러나 빨리 나는 나그네 새가 벌새보다 더 잘난 새라고 말할 수 없다p286

              2023.  6. 17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