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 시집문고

마음꽃

청산 /임흥윤 2024. 5. 1. 20:06



마음꽃
      오신탁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 세상~~
동요 가사입니다. 하늘이 몹시 푸릅니다. 그것만큼 땅에서도 연푸름이 온 천지를 뒤덮고 있습니다.
  구로에서 가산 방면 철길가에는 이팝나무 꽃들이 꼭 하얀 눈이 소복이 내려앉은 모습으로 자태를 자랑합니다.
바람이라도 불면 땅바닥으로 내려앉을까 조바심이 납니다.
오가다 하얀 나무를 바라보면 볼수록 우리의 마음까지도 환하게 밝혀 주는 것 같습니다.
이런 모습의 꽃나무들이 참 많습니다.
지난 벚꽃이 그랬고 이제 피어날 수북꽃이 그럴 것입니다.
주먹보다 더 큰 꽃덩어리가 솜뭉치 마냥 푹신푹신합니다.
수국을 보면 갑자기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어머니의 손같이 보드랍습니다. 오월에 핀 이팝나무의 꽃은 또 어머니의 살결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니 오월은 가정의 달이란 의미가 맞아떨어집니다.
바람결에 흔들림과 햇살에 반짝이는 꽃들의 잔치에 덩달아 우리네 마음도 잔치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향기의 왕이라 하는 아카시아 꽃도 꽃망울을 보여 주더니 이제 슬슬 가지마다 아카시아 꽃들은 진한 향기를 내뿜으며 주렁주렁 매달려 어서들 오라며 손짓할 것입니다.
  벌들의 밥벌이 잔치나 다름없는 아카시아 꽃들입니다.
  꽃은 향기를 빼면 꽃이 아니란 말이 있습니다.
이번 오월에는 진한 향기 속에 취해보는 우리들 세상이 그리워집니다.
그런 꽃향기 닮아 오래오래 남는 향기로운 우리가 되고 싶습니다.
사방 피어나는 꽃 사이로 햇빛과 바람이 지납니다.
그 사이로 참새들의 재잘거림과 푸르른 오월의 주인공인 아이들 노는 소리가 참새소리만큼 컸으면 좋겠습니다.
하얀 꽃잎과 풍성한 꽃들에게서 풍겨 나는 향기가 몸과 마음을 물들이는 꽃입니다.
꽃은 우리에게 모든 것 줍니다.  꽃은 꽃이 아닙니다. 사랑입니다.
자연의 꽃들은 사랑을 주려고 계절마다 무던히도 애씁니다.
그런 꽃들의 마음, 조금이라도 헤아려줄 수 있는 마음이 꽃보다 더 아름답게 피워내는 마음꽃입니다.
우리 마음꽃을 꽃보다 더 눈부시게 피워 내 봅니다.

                            2024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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