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끄러운 오해
이존형
오늘 이전까지는
일부다처제
수술 하나에 암술 여섯이
한 수술을 보호하듯
에어 싸고 있는 줄로
은근히 부러움의 대상인 백합이란 존재,
꽃잎 가득한 들판에 서서, 나는 문득 한 송이 꽃에 깃든 놀라운 질서를 바라봅니다. 수많은 수술들이 오직 하나의 암술을 향해 고개 숙인 채, 그 어떤 불평이나 흔들림 없이 충정을 다하는 풍경. 암술은 홀로 찬란히 서 있지만, 그 모든 수술의 한결같은 지지 속에서 가장 온전한 생명을 품어냅니다. 이는 어쩌면 인간 세상의 암술들이 부러워할 만한, 더 나아가 우리가 오래도록 잊고 지냈던 조화와 의리의 깊은 법도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따금 '부끄러운 오해' 속에 삽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홀로 빛나려 애쓰지만, 때론 서로를 경쟁하고 질투하며 진정한 의미의 연대를 잊어버립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고, 곁에 있는 이를 온전히 지지하며 '디툼없이 의리'를 지키는 자연의 단순하고도 굳건한 이치를 애써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꽃은 침묵하지만, 그 존재 자체로 우리에게 말합니다. 진정한 강함은 홀로 우뚝 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받들며 하나의 뜻을 이루어 나가는 데 있음을. 수술들이 하나의 암술을 중심으로 생명의 불꽃을 피워내듯, 우리 역시 공동체의 아름다운 조화를 통해 더욱 풍요로운 삶을 엮어낼 수 있음을 말입니다. 이 미묘하고도 아름다운 자연의 섭리를 깊이 새겨, 부디 더 이상 부끄러운 오해 속에 머무르지 않는 인간 세상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2025.8.9
'임흥윤자료방 > 행복 심정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희임 삼행시/김형근 시인 작 (0) | 2025.08.11 |
|---|---|
| 광복 80년의 의미 (0) | 2025.08.10 |
| 인생 (0) | 2025.08.09 |
| 조선화 삼행시/김형근 시인 작 (0) | 2025.08.08 |
| 밝은 태양 (0) | 2025.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