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탁류
이어진
채만식의 장편소설 『탁류』는 일제강점기 군산을 배경으로, 식민지 자본주의의 혼탁한 흐름 속에서 몰락해 가는 한 가족과 그 중심에 선 여성 초봉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작품입니다. 내용을 보겠습니다.
초봉은 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약국 점원으로 일하는 미모의 여성입니다. 그녀의 아버지 정주사는 한때 면사무소 말단 주사보로 일했으나, 실직 후 군산 달동네로 밀려와 궁핍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생활고에 몰린 정주사는 미두(투기)에 빠져 결국 빈털터리 ‘하마꾼’ 으로 전락하고,
어머니가 삯바느질을 해서 겨우 생계를 유지합니다.
힘겨운 가정속에서도 어머니의 헌신 덕분에 초봉은 여학교를 졸업하고 성실히 살아가지만, 얼굴이 너무나 이쁜게 오히려 불행의 씨앗이 됩니다. 초봉은 가난하지만 성실한 의사고시생 남승재과 서로 마음을 나누지요. 하지만 집안 사정 때문에 사랑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이쯤에 은행원 고태수가 등장합니다. 겉으로는 번듯한 은행원인데, 실제는 은행 자금을 횡령하고 미두 투기에 손을 대며 기생집을 전전하는 인물입니다. 언제라도 자살할 생각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죽기 전 소원이라며 초봉과의 결혼을 강행합니다. 초봉은 부모에게 가게를 차려준다는 말에 ‘팔려가듯’ 결혼을 결심합니다.
결혼은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고태수의 친구이자 미두장 불한당인 곱사등이 장형보가, 초봉에게 집요한 욕망을 품고 있었고, 신혼 열흘 만에 고태수가 집을 비운 사이 초봉을 겁탈합니다. 더 큰 비극은 이 사건이 음모 속에서 살인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초봉은 더 이상 군산에 머물 수 없어 서울로갑니다. 여기서
예전 약국 주인 박제호를 만나게 되고, 그는 초봉을 데려가 첩으로 삼습니다. 초봉은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며,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습니다.
낙태를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딸 송희를 낳습니다.
약국주인 박제호는 초봉을 끝까지 책임지지 않습니다. 강간범 장형보가 나타나 송희가 자신의 딸일지도 모른다며 초봉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박제호는 이를 기회로 초봉을 장형보에게 넘기고 떠납니다. 초봉은 장형보와의 동거 조건으로 가족에게 돈을 보내고 동생들을 공부시키겠다는 약속을 받아냅니다.
동생 게봉이 성장하여 의사가 되고, 초봉의 첫사랑이었던 의사와 다시 인연이 닿습니다. 계봉은 언니의 비참한 사연을 알게 된 후 장형보를 찾아가, 언니 초봉과 송희를 구해내려 하지만, 이미 초봉은 장형보를 살해한 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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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는 말 그대로 ‘흐려진 물’ 속에서 허우적대는
인간사 기록입니다. 겪어보지 않고는 말 하지 말라지만..
어쩌면 인간들이 하나같이 욕망과 빈곤, 타락 속으로 빠져듭니까! 이 중에 초봉이가 가장 비참합니다. 가난한 집안의 맏딸이라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예쁘다는 이유로 끝없이 괴롭습니다. 그런 아비가 아니었다면~ 좋아하는 승재와 맺어졌더라면~ 얼마나 곱게 살아 갈 것인지~현실로 대비해보자니 두루~마음이 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