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 시집문고

온돌방

청산 /임흥윤 2024. 11. 8. 13:35



온돌방
      정귀임

어릴적 우리집
13명이 살던 그 때는
가난한 살림이지만
땔감이 많아야 부자요.

겨울을 보내기위해
할아버지 , 아버지, 삼촌들이 이  때가 되면은
매일 지개를 지고
선산으로 향한다.

장작을 마당 가득 패서
뒷광에 차곡차곡 쌓아놓고
아버지 불을 지퍼서
작은 방 아름목에 메주를 놓고
뜸을 뜨곤 했다.

왜국의 다다미방에서
몇개월을  지나가도
그 온돌방에
등짝 지져 한번이라고
자면 원이 없을 정도로
매일 설잠을 잤다.

어릴적 태어나고 생활한 것이
이리 달라 안 아픈 사람이 없을 정도로 병인이 되더라

집 떠나면 고향병이 생긴다더니
나는 안 그럴 줄 알았더니
역시 나도 가끔은 그 온돌방이
그리워진다.

감과 찐고구마 까서 먹던
그 시절
안방에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수다피면서 웃던 그 소리가
오늘은 그립고 아득하네.

2024/11/8

'심정 시집문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에 찾아온 기적  (0) 2024.11.09
오묘한 섭리  (0) 2024.11.08
만추  (0) 2024.11.08
어머니의 길  (0) 2024.11.08
내나라  (0) 2024.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