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수필 ·꽁트·유모어)

자전적 수필 무전여행 3

청산 /임흥윤 2025. 2. 10. 13:15

3 경주여행

 

재주 한라산 등반 후 밤배 타고 부산항에 아침 일찍 도착

온천장 길가에서 우연히 배풀기를 좋아하는 고향 친구를 만나  후한 대접받으며 굶주린 배도 채우고

금강공원과 해운대 해수욕장 구경후

친구가 일하는 공사장 간이 숙소에서 일박

7번 국도로 부산에서 울산 거처 경주 불국사 사찰 탐방 무전여행길

여름낮 더위에 땀은 줄줄이 맺혀 옷을 적셔온다

씻지 못한 몸에서 풍기는 냄새는  행인들에게 불편함을 본의 아니게 전달하기도

장시간 걸어  누적된 피로에 다리도 아파

도로 옆 가로수 그늘아래서 여장을 프로  심신을 달랜다

 

(인생은 나그넷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가 구름이 흘러가 듯...) 최희준이 부른 하숙생을

하모니카를 반복해서 부르고 또 불러도

인생이 무상하고 허무하다는 생각이 우울함을 가져와 이번 무전여행은

순례자의 수행길이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무심으로 흐르는 푸른 하늘에 구름 한 점을 바라본다

 

경주를 향해 땀을 뻘 벌 흘리며 터덕터덕 7번 국도를 걸어가는 데

택시기사님께서 택시를 세우고 택시 문을 열며 타라 한다

돈이 없다 하니까 돈은 안 받을 때니  돈걱정을 말라하시며 울산 가는 택시니까 울산 로터리에서 내려 준다 한다 

정말 돈이 없는데 타도 되냐고 다시 한번 되묻기 바쁘게 택시에 오르니 기사분께서 이맛살을 찌푸린다

아무리 무전여행이지만 개울물이 보이면 땀이라도 씻고 다니라고 충고해 준다

우리 몸에서 풍기는 찌든 땀냄새가 고약한가 보다

울산시내 들어서는 삼각  노타리 들어서기 전에 택시에서 내리니   한쪽도로는 울산 시내 가는 방향과 경주 가는 외각도로 사이에서

경찰과 군인아저씨께서 지나가는  일반트럭은 경찰이 군용차는 헌병이 검문 검색하고 있다

택시에서 내린 우리를 경찰이 와보라 손짓을 한다

무전여행객이라고 자초지종 이야기하니

가방 검색하고 나서 초라하고 핏기 없이 검게 그을린 얼굴이  딱해 보였던지 경주 가는 트럭 오면 태워 줄 터이니 기다리란다

헌병도 한마디 거든다 군용차 오면 내가 태워 준다고

한참 기다리니 대한 통운 트럭 한 데가 멈춰서 경찰 검문검색받고   경주까지만 태워 주라는 경찰아저씨 부탁에

가사분이 조수석 문을 열어주며 타라고 손 짖을 한다

운전수 왈 

앞차로 먼저 떠난 친구 잃으면 안 되니까 경주에 다 와 간다면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도로 길옆을 잘 쳐다보라 말하기 무섭게 

밖은 어둠이 나리고 라이트 불빛에 도로 옆에서 손을 크게 흔들며 서있는 친구 모습이 분명히 친구다

알마나 반갑던지 긴장이 풀려 나도 모르게 안도의 숨이 길게 내쉬며 운전수에게 감사 인사드리고 

차가 멈추기 바쁘게  친구를 향해 달려가 얼싸 않았다

친구도  초초하게 기다린 표시가 영혁이 어둠 속에서도 드러나 보인다

트럭이 지날 때마다 손을 흔들었단다

 

불국사 시내에 들어서니 여기저기 가게에서 불빛들이 세여 나온다

 무전여행에서는 오늘은 어디서 자야 하나 잠자리걱정에  황혼이 내릴 때가 서글퍼진다

오늘은 어디서 자야하나 잠자리 걱정하며 벤치에 앉아 이리저리 살피는 눈에 들어온 파추소 간판

파추소에 들어가 하룻밤 재워 달라 사정해볼까 

이때 술에 취해 비틀 거리며  한 청년이 우리 곁에 다가와 시비를 건다

벤치에 앉아서 고분고분 술에 취한 청년에게 우리의 처지를 얘기하니 

자기를 따라오라 한다

저녁도 사주고 잠자리도 재공 해준다 해서 

따라 들어간 곳은 양잠점

미싱을 잡고  비틀거리는 몸 이리저리 흔들며

(누님 내 동생 들인데 저녁 사주게 돈을 달라 때를 쓴다)

젊은 주인은 술에 취한 청년을 살살 어르고 달랜다

이 학생들은 내가  알아서 해줄 것이라며  나가라며 등을 떠민다

꼬부라진 혀로 우리를 부탁하고는 두말없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비틀비틀 밖으로 나간다

양장점에 있던 어여쁜 숙녀 한분이 지켜만 보고 있다가 술치한 청년이 비틀거리며 나간고 난 후

저 술 취한 청년과는 어떤 사이냐고 우리에게 되묻는다

그 술취한 청년은 아는 사이가 아니고 우리는 무전 여행객이며 밴취에 쉬고 있는 데 저녁 사준다 해서 양장점까지 따라왔을 뿐이라고 사실대로 알려 주였더니

 이 학생들은 내가 데리고 가서 빵이라도 사 먹인다며  양장점 주인에게 말하고는 따라오라고 손짓 한다

분식집으로 데리고 가서는 라면을 사준다

이름만 들었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라면

우와!~ 엄청 맛있다

후 후 불며  허검지겁 먹고 있는 모습 보고  어여쁜 숙녀분께서는 

흐뭇하게 웃고만 계신다

배 고플 때 굶주린 배 채워 주는 이 은혜 무엇으로 값을 수 있을까 

너무 고마워 눈물이 빙돌아  흘리는 눈물 얼른 옷깃으로 훔치고 안 그런 척 태연하게 있으려 해도

고마움에 눈물이 두 볼타고 소리 없이 흘러내린다

애처로롭게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천사 같은 숙녀분께서 울고 있는 내가 안되여 보였던지 

(좋은 곳도 구경시켜주고 잠자리도 제공해 줄게 걱정하지 마 울긴 외 울어)

(가진 것은 없고 마음뿐이네요

베풀어 주신 은혜 무엇으로 값아야 할지 오래도록 잊을 수없을 거예요)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숲 속에  인공호수가 있는 공원인 듯싶다

밤 경치가 너무 좋다

호숫가에 앉아 무전여행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밤 깊도록 나누는 행운아가 되었다

친구는 옆에서 꾸벅꾸벅 지루함에 졸고

찬사 같은 예쁜 숙녀분이 근무한다는 출장소 당직실에서 하룻밤 숙녀분 덕에 신세 지고

아침 일찍 출장소 출근차  찾아온 숙녀분께서 우편 업서도 몇 장 챙겨 주신다

무전여행에서 재밌는 일 있으면 편지하라고.......

 

(후기)

무전여행 때  경주 불국사  구정동에서 만났던 예쁜 천사  숙녀분

라면도 사서 먹여 주시고 잠자리도 제공해 주신 예쁜 천사 

지금 살아 계신다면 80을 넘긴 할머니 되셨겠지

만나 뵐 수 있다면 그때 배플러 주신 은혜 다  값을 수 없어도

자그마한 선물과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라도 사들이고 싶다

50여 년 넘게 흐른 세월 탓일까 추억 속에 묻힌 아름다운 이야기

가물가물 하지만 무전여행 다녀와서 몇 번 편지 주고받은 기역은 생생하게 남아있다

편지로 소식 주고받다가 왜 끊겼는지는  기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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