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흥윤자료방/행복 심정 글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

청산 /임흥윤 2025. 12. 11. 10:58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
                      이어진

조선 선비들이 술 한 잔 하면서 좌담이 시작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가 무엇일까? 말해봅시다.

서애 유성룡선생이~새벽 창 잠결에 들리는 작은 통에 술 거르는 소리라~ 말문을 열고
송강 정철선생은~ 밝은 달빛이 누각의 머리를 비출 때 지나가는 구름 소리라~합니다
일송 심희수 선생은~붉은 단풍으로 가득 찬 산에서 바람결에 들리는 원숭이 우는 소리~
월사 이정구선생은~산골 마을 초당에서 도련님이 시를 읊는 낭랑한 소리~
백사 이항복선생이~은밀한 밤에 아름다운 여인의 옷 벗는 소리라고 하자~ 다들 이것이 최고라~ 했답니다^^

***
자리가 재담 자리이니 그럴 법 합니다만, 사실인즉
글읽는 소리가 가장 아름다운 소리로 등극합니다.
'독서백편 의자현'이라 했으니 외우고 또 외우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의미가 들어온단 말입니다.

과거시험을 앞둔 도련님이 밤새워 글을 읽으면, 집안 분위기는 소망과 희망의 빛으로 가득차 온 식솔들이 다 흐믓하답니다. 요즘은 드믈지만, 어린 아이들이 시조를 구성지게 외우는 걸 보면, 기특하기 짝이 없습니다

글 읽는 음성에 반하여 옆집 처녀가 담을 넘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얼마나 멋진 도령인지 궁금한 줄은 알겠지만..
월담이라니,그 처녀 용기도 대단합니다. 독서의 역사를 보면, 서양사는 몰라도 우리 동양독서법은 낭독입니다.

문장과 가락에 맞춰 몸을 흔들며 소리내어 읽는동안
독서의 기운이 생겨 난다고 권장되었습니다. 얼마나 읽었는가 횟수를 적어 놓는 서산(書算)기록을 자랑으로
여기던, 낭독의 시절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산 선생의 詩 한 수 보겠습니다.
뒷산에 올라 글 읽는 소리 들었네(賦得山北讀書聲)

온 누리에 무슨 소리가 가장 맑을까                      
天地何聲第一淸
눈 쌓인 깊은 산속의 글 읽는 소리라네                  
雪山深處讀書聲
신선이 패옥 차고 구름 끝을 거니는 듯                  
仙官玉佩雲端步
선녀가 달 아래서 거문고를 타는 듯                      
帝女瑤絃月下鳴
사람 집에 잠시라도 끊겨서는 안되니                    
不可人家容暫絶
마땅히 세상 형편과 함께 이뤄야 하리                  
故應世道與相成
북쪽 산등성이 오막살이 그 뉘 집일꼬                
北山 甕 云誰屋
나무꾼도 돌아가길 잊고 보내는 정 안다네.              
樵客忘歸解送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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