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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문학 경기 북부 문학탐방

청산 /임흥윤 2026. 1. 26. 22:24



심정문학 경기 북부 문학탐방
                         이어진

지난 1월 23~ 24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심정문학 경기 북부 문학탐방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최우상문 선생님과 남궁선 시인의 출판기념회를 겸한 문학탐방 및 심포지엄으로 마련된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이길연 회장님께서 한 달여 전부터 공지하시고 참가 인원을 모집하셨으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예상보다는 단촐한 인원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첫날 오전 10시, 구리역에 모여 춘원 이광수 기념비를 돌아보고 정약용 선생님의 생가와 유적지를 탐방하였습니다. 날씨가 유난히 춥고 바람까지 매서웠으며, 각자 차량으로 이동하다 보니 한자리에 모이지 못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삼삼오오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와 문학의 숨결이 깃든 장소를 함께 걸으며 마음만큼은 한 곳에 모여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후 4시에는 김회창 수필가님의 수동 펜션에 집합하여 출판기념회와 시 낭송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이어진은 오전 일정이 빠듯하여 탐방에는 동참하지 못하고 수동 펜션으로 바로 이동하였습니다. 수원에서 남양주까지 직선거리는 약 60km였으나, 펜션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길 찾기가 쉽지 않아 두 시간 가까이 운전해야 했습니다. 네비게이션의 잦은 안내 변경으로 좁은 골목을 오가며 조심스럽게 운전한 끝에 다행히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펜션에 들어서니 주인장 대신 '남궁선 ,주송월’ 시인께서 손님맞이를 위해 분주히 음식 준비와 청소를 하고 계셨습니다. 손님이 손님을 맞이하는 진풍경 속에서 문학 공동체의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먼저 도착해 계신 정난호 선생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고, 소파에는 이승아 시인님의 어머님이 단아하게 앉아 계셨습니다. 특히 사위이신 남편분께서 장모님 곁을 살뜰히 보살피는 모습은 마치 친아들처럼 다정해 보였습니다.

주방에는 이미 백김치, 겉절이, 오이지, 미역줄기볶음, 시금치무침, 버섯볶음, 소머릿고기, 잡채, 도토리묵, 각종 전부침, 잔칫상에 오를 음식들이 가득 차려져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승아 시인과 김회창 수필가께서 다시 시장에 나가신 것은, 예정되었던 두미도 생선회 주문에 차질이 생겨, 남양주 회센터를 돌며 회를 준비한다는 말씀입니다. 얼굴 가득 붉은 기운을 띠고 돌아온 이승아 시인... 끝내 고운 미소를 잃지 않으시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최우상문 스승님께서 꼭 이렇게 대접하고 싶어 하시니, 제자로서 마땅히 해야지요.”
김회창 수필가님의 말 한마디가, 제자와 스승 사이의 깊은 신뢰와 존경을 고스란히 전해주었습니다. 이승아 시인, 남궁선 시인, 주송월 시인, 김회창 수필가 모두가 훌륭한 제자들이며, 최우상문 선생님께서는 진정한 스승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길을 헤매는 심정회원들이 걱정되신다며 최우상문 선생님께서는 추운 날씨에도 밖에서 기다리셨습니다. 옷을 단단히 여미시라는 말씀에도 “문우들이 길을 잃지 않게 갈림길에서 나를 보이려고”라는 답을 하시던 모습에서 깊은 배려와 따뜻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허양 회장님께서 미국에서 오신 지인과 함께오셨습니다.
문학회 무게중심이 서는 기분입니다. 강태문 선생님, 서정원 선생님, 문효중 선생님, 이길연 교수님, 최홍길 선생님, 김동근 선생님 등 참석자들이 속속 도착하였습니다. 프랑카드를 걸고 본격적인 출판기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길연 교수님의 작품 소개와 작가 해설, 최우상문 선생님과 남궁선 시인의 인사 말씀에 이어 회원들의 자기소개와 시 낭송이 이어졌습니다.

식사 자리에는 음식이 넘칠 만큼 풍성했고, 남은 회는 다시 냄비에 담아 다음 날을 기약할 정도였습니다. 정성스런 선물도 오갔습니다. 최우상문선생님이 준비하신 기념타올과 문효중 선생님의 안경걸이, 강태문 선생님의 손톱깎이set, 서정원 선생님의 핫팩과 간식, 기름값까지 희사하셨고, 정난호 선생님의 따뜻한 찬조로 이어지는 넉넉한 분위기였습니다.

밤이 깊어가며 하나 둘 자리를 뜨고, 남은 이들은 늦은 시간까지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다음 날 새벽, 김회창 수필가님께서는 한잠도 못 주무신 채, 아침 준비를 하시다 밤사이 상한 고기국이며 잡채를 모두 버리고 새로 미역국을 끓이셨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자니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하였습니다.

아침 식사 후에는 서정원 선생님의 시 창작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준비해 오신 자료와 실제 창작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설명이 매우 인상 깊었으며, 남궁선 시인의 낭독이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었습니다. 이어 어진이의 고전 공부 경험담과 최홍길 선생님의 질의응답으로 심포지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당초 예정되었던 왕릉 답사는 혹한과 인원 감소로 취소되었으나, 아쉬움보다도 서로를 향한 마음이 더 크게 남았습니다. 다들 돌아서는 차림인데, 김회창 수필가께서
큰 솥에 밥을 볶아서 점심을 권하셨고, 남은 음식들을 정리하며 또 한 번 마음의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저희 집에 오시면, 공주처럼 여왕처럼 모시겠습니다.” 약속을 마음에 새기며 돌아왔습니다.


이번 문학탐방은 문학 이전에 사람을, 작품 이전에 배려하는 마음을 먼저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최우상문 선생님과 제자분들, 그리고 이번 행사에 함께하신 심정문우 여러분의 의리와 정성을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행사 시종을 염려로 이끌어주신 이길연 교수님과 최홍길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모든 분들 덕분에 오늘의 따뜻한 기억이 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