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의 나라에서
구재익
한국의 족보문화는 인류문명사에서도 뛰어난 걸작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어떻게 한국인은 남의나라에서 볼 수없는 우수한 족보문화를 발전시켜왔는가?
왠만한 집에 가보면 서재에는 족보 한세트 없는 집이 없을 정도다.
족보가 주는 의미는 가문이 벌족한 자부심을 느끼고 자랑으로 여길만하여 가보로 여긴다.
대개 당상관의 벼슬에 오른 인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종파가 형성되기 때문에 집안의 내력을 잘 알 수있어 자랑스럽고 유익하다고 하겠다.
덤으로 후손에게는 선조의 모습을 거울삼아 자손을 잘 키울 수있어 가풍을잇는 교육 자료가 된다.
선조의 덕과 가르침을 배워 자녀를 기를 수있어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있다.
뿌리를 알고 조상님께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도록 교육하면 가문을 더욱 윤택하게 가꿀 수있겠다.
과거 선조들의 잘못으로 영욕의 부침을 겪었던. 집안은 국가앞에 역신의 반열에 섰던 사람이나 후손들은 세상가운데 나타나기를 꺼려했던 것도 숨길 수없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인물로 홍경래난이 발생하여 서북지방에 커다란 소요가 일어났을때 김삿갓 김병연의 조부 선천부사 김익순이 반란군에 투항한 죄로 폐족이 되었다.
그일로 집안은 풍비박산이 되어 강원도 영월 심옥리로 숨어들어 살았다고 한다. 총명한 김병연은 도에서 여는 향시에 나가 장원을 하자 집에 돌아와 자랑하였다.
그날 시제가 홍경래 난때 관아를 버리고 도주한 김익순에 대하여 논하라였다.
조부인 줄도 모르고 신랄하게 비난한 사실이 드러나자 김병연은 조부를 심하게 욕한 처지가 되었고 결국 자신의 하늘을 욕한 죄인임으로 하늘을 보고 살 수없다하여 평생토록 삿갓을 쓰고 유랑하며 살았다.
족보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의 집안에는 미안한 생각이 들지만 그가 스스로 엄중하게 여겼다는 사실에 시사하는바가 크다.
한민족이 선민이 될 수있었던 이유중에 하나가 족보를 귀중히 여기면서 터득한 선조에대한 존중감 과 조국에 대한 애국심도 한몫을 했다고 본다.
야곱의 자식 가운데 맏장자였던 르우벤은 서모 빌하와 통간 (창49/3~7)하는 사건이 있었다.
야곱은 몸종이었던 빌하에게서 일곱째 단을 낳았다. 혹자는 한민족이 단의 후손인다고 하기에 더욱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르우벤은 서모에게 욕보임을 행한자로서 하늘의 준엄한 꾸지람을 받았고, 장자이면서도 가문과 역사앞에 씻지못할 과오를 지었다.
르우벤이 주동이되어 요셉을 장삿꾼에에 팔아넘겼고 서모까지 겁탈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니 자식을 많이둔 아픔은 어쩌수 없나보다.
야곱도 어찌할 수없는 가정적 시련을 홀몸으로 감당해야 했으니 그심정이 오죽했을까 싶다.
우리는 더욱 냉정해져야한다. 성골로 태어났어도 하늘을 욕되게 한 자는 왕이 될 수없었던 사례는 열거할 필요조차없다.
키에르케골이 말한 신앞에선 단독자가 되려 한다면 신으로부터 응답을 받기전에 사람들로부터 솔직담백한 존경의 상이 되어야 한다.
김립 삿갓어른은 그래서 위대한 인물이었다. 역사가 단죄를 했으니 당연히 조부를 욕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는 당신 조부앞에는 해서는 안될욕을 했기에 평생 삿갓으로 하늘을 가리고 살았다. 이같은 민족의식이 선민이 되게한 조건이 되었던 것이다.
날로 증폭되는 종족살해나 부모에게 악행을 서슴치않는 사태를 보면서 오호통제라 탄식이 아니 나올 수없다.
부모를 거스르고 족보를 농단한 자는 언젠가는 민중으로부터 배척을 받게 될 것이다. 민중이 단죄하지 못한다면 하늘이 그리 하실 것이다.
그래서 역사란 동시성의 반복에서 헤어니지 못하고 두렵고 무서운 것이다.
병오 사월 이십육일 평해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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