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일국(天一國)과 정교화합(政敎和合)
황진수 선문대학교 신학과 교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가정연합)이 실현하고자 하는 참된 이상세계를 가리켜 ‘천일국’(天一國)이라 한다. 천일국은 ‘천주평화통일국’(天宙平和統一國)의 준말로, ‘두 사람이 하나 된 나라’를 뜻한다. 이는 창시자 문선명 총재의 독창적인 한자 뜻풀이에서 비롯된다. 천(天)을 ‘두 이’(二)와 ‘사람 인’(人)이 결합한 것으로 보아 천일국을 ‘두 사람’(天)이 ‘하나’(一)된 ‘나라’(國)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두 사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절대적으로 한 분이신 하늘부모님의 속성이 둘로 분립되어 창조되었다가 그 둘이 하늘부모님을 중심으로 서로 사랑함으로써 다시금 일체가 되는 세계이다. 마음과 몸, 남자와 여자 등 이 세계의 모든 것이 쌍으로 존재하는 이유다. 이러한 맥락에서 천일국의 ‘두 사람’은 신과 인간, 영계(靈界)와 지상세계,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 인간과 만물 등 상대적 관계에서 사랑을 주고받는 모든 쌍을 의미한다.
상대적 관계를 맺는 다양한 쌍 중에서 천일국 실현을 위한 가장 핵심적 존재는 다름 아닌 ‘참부모’이다. 가정연합은 ‘참부모 종교’라 불릴 만큼 ‘참부모’라는 개념과 실체가 중요하다. 하늘부모님은 자신을 닮은 인간을 창조하여 그들과 사랑과 기쁨을 나누며 영원히 함께 살고 싶으셨는데, 그러한 관계의 기원이 되는 자리가 바로 참부모이다. 하늘부모님은 자신의 직계 혈통의 한 남자와 한 여자를 탄생시켜 그들이 성장하여 부부가 될 때 그 사랑 가운데 임재하여 참부모가 되고 싶으셨다. 즉, 참부모는 하늘부모님과 인간 시조가 사랑으로 하나 된 격위(格位)를 가리킨다. 참부모의 자녀들이 무수히 번창하여 가정, 종족, 민족, 국가, 세계를 이루어 ‘하늘부모님 아래 인류 한 가족’ 이상세계를 이루는 것이 창조주 하늘부모님의 창조목적이다. 하늘부모님, 참부모, 인류로 이어지는 이 관계를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하나의 뿌리(하늘부모님)에서 종대 줄기(참부모)를 세우고 수많은 가지와 잎(인류)을 내어 온 세계를 덮는 아름드리나무를 키우는 것과 같다.
또한 천일국에서 ‘나라’(國)는 천주평화통일국이라는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어떤 특정한 공간을 영토로 하는 국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부모님이 치리하시는 천주를 의미한다. ‘천주’(天宙)라는 말은 가정연합에서 영계(靈界)와 지상세계를 아우르는 용어로 쓰인다. 따라서 천일국의 백성은 지상에 사는 사람만이 아닌 영계의 영인(靈人)들까지 포함한다.
이렇게 가정연합 교리 중 하나인 천일국 개념을 설명한 이유는 최근 한학자 총재의 구속을 둘러싸고 난무하는 ‘정교일치’ 혹은 ‘정교유착’에 관한 오해를 푸는 데 이러한 이해가 선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정연합이 정교일치를 지향한다고 주장할 때는 적어도 그 정교일치라는 말이 가정연합 교리 및 신도들의 세계관 속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가정연합의 신도들은 하늘부모님과 참부모님을 모시고, 참부모님이 삶으로 보여주신 사랑과 진리를 바탕으로 천일국, 즉 두 사람이 하나 된 세계를 자기의 삶 속에서 실현하고자 한다. 두 사람이 사랑으로 하나 된다는 개념을 생활 전반에 적용하여 실천하고자 한다. 부부가 사랑으로 하나되고, 부모-자식이 하나되고, 내 가정과 이웃이 하나되고, 나라와 나라가 하나되고, 종교와 종교가 하나되고, 정부와 국민이 하나되는 등, ‘둘-하나됨’의 범위는 무한하다. 천일국은 우리의 실제 삶에서 구현되어야 하는 생활밀착형 개념인 것이다.
여기엔 종교와 국가의 관계도 포함된다. 이 부분이 정교일치 혹은 정교유착이라는 세간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지도 모르겠다. 가정연합에서는 종교와 정치의 화합을 강조한다. 종교와 정치가 마치 마음과 몸처럼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찍이 문선명·한학자 총재는 유엔에 세계종교의 대표자들로 구성된 기구를 설치하여,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속적 국제관계에 활로를 뚫자는 제안을 하신 바 있다. 이는 가정연합이 추구하는 종교와 정치 간 참된 관계를 잘 보여준다. 종교와 정치가 유착하여 상호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숭고한 이념과 영성을 지닌 종교가 세속적, 물질적 이익이나 권력욕에 매몰된 정치의 방향을 올바르게 인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마음만으론 안되는 것처럼, 종교적 가치를 생활정치로 구현해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가정연합의 이상세계론, 정교화합론의 본질을 외면한 채 가정연합이 정교일치를 주장하고 있다는 논리는 다소 황당하기까지 하다. 문선명 총재가 성화(聖和)하신 이후 가정연합 재정이 악화되어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정교일치를 내세웠다는 억지논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2025.9.28., 채널A 보도) 가정연합의 사업 추진과 교세 확장을 위해 정교일치를 명분으로 내세워 국가권력에 접근했다는 주장은 가정연합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반증하는 것이다.
정치권에 접근하여 가정연합이 얻는 이익이 무엇인가? 예를 들어, 제5유엔사무국 한국 유치를 위해 정치권에 접근하였다는 주장을 보자. 이 프로젝트는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DMZ 지역에 유엔 사무국을 설치하자는 안이다. 이를 통해 가정연합이 사적으로 얻는 이익은 없다. 오히려 천문학적인 비용을 가정연합이 부담해야 하는 프로젝트이다. 한학자 총재는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라는 목표를 위해 정계, 재계, 학계, 문화계 등이 합목적적이고 포괄적으로 함께 노력하자는 대의를 펼쳐오셨다. 결코 가정연합의 사적 이익을 구하기 위해 정교일치를 수단으로 내세운 게 아니다.
혹자는 가정연합의 이런 움직임 뒤에 정교일치 교리를 바탕으로 국교(國敎)를 추구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그들에게 이렇게 되묻고 싶다. 국교라는 것이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당키나 한 말인가? 실현 가능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국교가 되는 것이 가정연합이 지향하는 천일국 정신에 합당한가? 오히려 그 반대다. 하나의 종교가 배타적으로 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국교를 자처하는 것은 두 사람이 하나되는 천일국 정신에 위배된다. 천일국의 원리는 종교와 종교가, 또 종교와 국가가 어떻게 평화세계 실현을 위해 화합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지, 하나의 종교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한학자 총재는 일생을 통해 수많은 정치인을 만났는데 그 목적은 한결같았다. 하늘부모님의 사랑과 진리를 그들에게 가르쳐주기 위함이었고, 그들이 참부모 정신, 천일국 정신을 바탕으로 평화세계 실현에 앞장서라고 축복하기 위함이었다. 특검 조사에 응하면서도 이러한 숭고한 이상과 가치를 기반으로 일관된 답변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부디 가정연합의 종교적 이상과 본질, 한학자 총재의 진심을 왜곡하지 말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종교적 이상을 현실에 구현하려는 노력을 정교유착이라는 왜곡된 시선으로 폄훼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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