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언
임흥윤
절대라는 말도, 유일이라는 말도, 불변이라는 말도,
참사랑도, 참생명도, 참혈통도 어둔한 입술로
내가 말하면 빛이 되지 못하고
잘 어울리는 노래와 음악이 되지 못하고
듣기 싫은 소음이 되고 말아
나는 침묵으로 모든 이의 소리를 사랑으로 소화시켜 듣기만 하련다
순수 속에서 들려주는 자연의 바람소리, 물소리
자연과 동화된 침묵 안에서
혀끝 간질거리는 비늘이 솟아 올라와도 다독이며
선한 행위의 아름다움이 은연중에 드러나는 향기로 대신하고
묵언 수행하며 노년의 삶 소음 없이 마무리하고 싶다
영혼 깊숙한 곳에서 풍겨 나오는 하늘 향기 지닌
참생명과 참사랑의 실체로 살아갈 수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죽을 수밖에 없는 고통 속에서라도
평온한 미소 잃지 않고 살아가는 천일국주인이 되어
말하지 않아도 모든 행위가 참사랑의 실체로 어둠을 밝히는 빛 된 삶이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고요함 속에서
생명의 싹티 우는 우주의 힘
그것은
혼신을 다해 드리는 기도의 침묵이 아닐까
2026년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