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찾잔에 찾아오는 별
정광일 신인 제4시집
바닷가에서
낮게 살아야 하는 삶
아래로, 아래로, 흘러온
골마다의 사연
함께 어울리는 이야기 촌
일구고 가꿔온 반짝임들
드러남 없는 수평의 막막함이지만
이곳엔 진솔한 삶들이 녹아 있다
결코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너나 나나 그곳에 서면
소원을 빌고 안녕을 빌었다 이런저런 삶의 사연들이 말없이 녹아들어
옷빛 이야기꽃으로 피어나던 때문인가
날마다 바닷가를 찾는 이에게 하얀 이빨 내보이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헤치지만
아무도 알아듣는 이 없다
그저 자신들의 아픔만 털어놓고 갈 뿐
듣는 이 없어도 바다는 오늘도 쉼 없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헤친다
아픔을 나누던 저배는
목쉰 소리만 하여없이 뱉어내고,
p23
의문
모진 세월 살아오며
쓸모없이 낭비한 삶은 아니지만
망울진 꽃잎 마다 후회만 가득하다
나 좋으라고
가지마다 환한 꽃피움을 해 보지만
순간의 위로 일 뿐
잎 달고 열매 맺어
지난날을 보상받으려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허허로운 마음
찬바람 이는 빈 가지
원점에 머무는 삶
이게 아닌데 싶은 되짚는 날들
p27

2026년1월 7일 독서